2026년 7월 27일 (1)
엔비디아는 왜 네이버를 택했나…1.5조 투자의 속내

엔비디아는 왜 네이버를 택했나…1.5조 투자의 속내

AI칩 공급 넘어 아시아 AI 인프라 구축 ‘전략적 동맹’
B2C 플랫폼 →B2B AI 사업자로…‘한국판 코어위브’ 기대
“앵커 테넌트·합작법인 구조가 기업가치 좌우 전망”

승인 2026-07-27 11:06:51 수정 2026-07-27 1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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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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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네이버(NAVER)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단순한 지분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협력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판매하는 공급자와 이를 활용해 AI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사업자가 손잡은 사례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아시아 AI 컴퓨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파트너로 네이버를 선택했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개장 전 기타자금 조달을 위해 엔비디아(NVIDIA Corporation)를 대상으로 1조4809억원 규모(724만1564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아시아 AI 인프라 구축 ‘전략적 동맹’ 평가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AI 반도체 공급업체와 플랫폼 기업 간 협력을 넘어 아시아 AI 인프라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동맹으로 해석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할 사업자가 필요했고, 네이버가 그 역할을 맡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력은 네이버가 기존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서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AI 자본집약적 사업으로 본격 진입하는 의미가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AI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아시아의 네오클라우드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가 네이버를 택한 배경에는 기술력과 자금조달 능력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 클라우드와 AI 서비스를 직접 운영해온 만큼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현장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장기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재무 여력도 갖췄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네이버를 통해 AI 소프트웨어 피드백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춘 사업자를 확보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엔비디아가 넹니버를 선택한 이유는 기술과 금융 역량을 모두 갖춘 파트너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B2C 플랫폼 →B2B AI 사업자로…‘한국판 코어위브’ 기대

이번 협력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네이버의 사업 구조다. 검색과 커머스 등 기업과 소비자 간(B2C) 중심 플랫폼 기업에서 B2B AI 인프라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 AI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단순히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AI 컴퓨팅 자원을 직접 구축해 기업에 제공하는 ‘AI 팩토리’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는 2027년까지 누적 100MW, 2028년까지 누적 200MW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한 뒤 향후 5~6년에 걸쳐 1GW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AI 서비스 기업에 GPU를 임대하는 GPUaaS(GPU as a Service) 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우 연구원은 “AI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네이버는 기존 클라우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사업 초기인 만큼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전략적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네이버를 미국 AI 인프라 기업인 코어위브(CoreWeave)에 빗대는 시각도 나온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지분 투자를 바탕으로 GPU 우선 조달권을 확보하며 AI 인프라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네이버 역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최신 GPU 조달에서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차이는 재무구조다. 코어위브는 공격적인 차입으로 성장하면서 조달금리가 크게 높아졌지만, 네이버는 기존 플랫폼 사업에서 연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신용도를 활용해 AI 인프라 구축 자금을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사업은 엔비디아 GPU 우선 조달을 통해 최신성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사모펀드 자금과 차입을 활용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앵커 테넌트·합작법인 구조가 기업가치 좌우 전망”

다만 이번 협력이 실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AI 컴퓨팅 자원을 장기간 사용할 대형 고객사, 이른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확보다. AI 데이터센터는 구축 자체보다 가동률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만큼 초기 물량을 책임질 고객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네이버는 2028년까지 확보할 200MW 전체를 사용하겠다는 잠재 수요자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계약이 확정되면 사업 초기부터 일정 수준의 매출과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고객사와 계약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합작법인(JV)의 지분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도 변수다. 네이버가 보유한 각세종 데이터센터를 합작법인에 현물 출자할지, 합작법인이 임차하는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따라 네이버에 귀속되는 이익과 기업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앵커 테넌트와 합작법인 구조가 공개되면 신사업 가치가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며 “코어위브의 기업가치와 네이버의 예상 지분율(최소 50% 추정)을 감안하면 AI 신사업만으로도 20조원 이상의 신규 기업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16%(1만9000원) 급등한 22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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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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