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간다, 막아라! 오른쪽, 오른쪽!”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다급한 외침과 함께 첨벙이는 물보라가 한낮의 열기를 단숨에 씻어낸다. 반두(전통 어구)를 슬며시 들어 올리자 그물 틈에서 파르르 떨며 퍼덕이는 은어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매끄러운 몸통에서 은은한 수박 향이 코끝을 스친다. 봉화 청정 1급수에서만 자란다는 은어의 진짜 손맛이다.
제28회 봉화은어축제가 25일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개막했다. 은어잡이 체험을 중심으로 가족형 물놀이 시설과 야간 공연, 먹거리, 휴식 공간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축제로 운영된다.
이날 오전 11시 열린 개막식에는 최기영 봉화군수를 비롯한 기관·단체장과 주민, 관광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은어 맨손잡이 체험장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길게 줄을 섰다. 차가운 물속에서 은빛 몸통을 번쩍이며 달아나는 은어를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이를 응원하는 부모들의 함성이 어우러지며 내성천은 거대한 물놀이장으로 변했다.

오후에는 ‘은어 맨손잡이 어신 선발대회’가 열리며 경쟁의 재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제한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은어를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관람객들은 물속 곳곳에서 이어지는 선두 경쟁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올해는 최근 3년간 수상자를 시상 대상에서 제외해 더 많은 참가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머무는 축제’를 위한 공간 구성이다. 은어를 잡고 돌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하루 종일, 나아가 하룻밤까지 봉화에서 보내도록 콘텐츠를 확장했다.
맨손잡이 체험장 인근에는 대형 실내쉼터인 ‘힐링스테이션 센터’가 마련돼 체험객들이 무더위를 피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냉방시설을 갖춘 어린이 키즈카페와 종합안내 공간인 이음센터도 운영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어린이 워터파크에는 차양막을 설치했고 야간 먹거리 공간인 ‘은빛 딜리버리 펍’에는 그늘막과 쿨링포그를 설치해 폭염 속에서도 비교적 쾌적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족형 콘텐츠도 한층 다양해졌다. 어린이 실내 놀이시설과 물놀이 공간, 모래놀이장 등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은어 체험과 휴식, 놀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동선을 갖춘 점도 이전 축제와 차별화되는 요소다.

축제 기간에는 은어 맨손잡이와 반두잡이 체험은 물론 은어 챔피언십, 외국인이 참가하는 B-글로벌 반두 대항전, 어린이 워터파크, 지역 주민 화합행사, 최백호 심금 콘서트, 세대별 물벼락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또 체험 참가자에게 지급되는 봉화사랑상품권은 축제장과 지역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어 관광 소비를 지역경제로 연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밤 10시, 달빛이 내성천 위로 은은하게 내려앉으며 축제의 첫날이 조용히 저문다. 시원한 강바람 속에서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낮에는 시원한 물놀이로 무더위를 잊고, 밤에는 감미로운 음악과 맛있는 먹거리로 감성을 채우는 곳. 다음 달 2일까지 9일간 이어지는 봉화은어축제는 지금, 가장 뜨겁고도 시원한 여름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다.
봉화=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