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정은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유쾌한 씨: 피어나다(Joyful Seeds: In Bloom)’가 다음 달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3층 제1특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화성시문화관광재단의 2026년 지역 예술 유통기반 강화 사업 ‘화성특례시 서울로 365’ 하반기 참여 작가로 최종 선정돼 지원을 받아 마련됐다.
전시 제목의 ‘씨’는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아니라 씨앗(Seed)을 뜻한다. 작가는 삶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불안이 마음속에 작은 씨앗처럼 떨어진다고 말한다. 대부분은 그 씨앗을 없애거나 외면하려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그 씨앗을 오래 들여다보며 삶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받아들인다.
건강에 대한 염려는 몸을 돌보는 계기가 됐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새로운 공부와 도전으로 이어졌다. 관계 속 흔들림은 자신을 더욱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에서 꽃은 완성이나 결말을 상징하지 않는다. 씨앗이 품고 있던 가능성이 잠시 모습을 드러낸 하나의 순간이자, 또 다른 씨앗을 품어내는 과정으로 제시된다. 작품 속 꽃들은 저마다 다른 형태와 색을 지닌다. 이는 서로 다른 불안의 흔적이자 각자의 시간 속에서 피어난 삶의 기록이다. 정돈된 정원이라기보다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번져가는 생명의 풍경에 가깝다.
남 작가의 회화는 어린아이의 드로잉을 연상시키는 자유로운 선과 즉흥적인 색채, 낙서 같은 흔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단순한 조형적 스타일이 아니라 사회적 기준이나 완성도를 향한 강박에서 벗어나려는 태도를 담고 있다. 계산된 질서보다 우연과 직관을 신뢰하고, 미숙함 속에서도 살아 있는 감각을 발견하려는 작가의 시선이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최근 작업에서는 꽃이 평면을 넘어 입체 조형으로까지 확장됐다. 세라믹 위에 피어난 꽃은 회화에서 시작된 이미지가 현실 공간으로 자라난 또 하나의 생명이다. 작가에게 회화와 조형은 서로를 설명하는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씨앗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발아한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열린 두 번째 개인전 ‘유쾌한 불안‘에서 시작된 질문을 잇는다. 당시 불안을 삶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으로 바라봤다면, 이번에는 이를 ‘씨앗‘이라는 개념으로 확장해 삶과 창작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남정은 작가는 “불안은 사라져야 할 감정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씨앗일 수 있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 각자의 마음속에 심어진 씨앗을 다시 바라보고, 그것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피어날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