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전 총리는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의 당내 선거 개입설에 대해 “오늘 예비후보가 압축되고 나면 신천지 의혹을 포함한 전당대회 초반의 여러 현안을 정리해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당이나 정부에 있을 때 비교적 안정적으로 전체 상황을 바라보며 대안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일정한 판단이나 대안적 방향 없이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제기한 의혹에 일정한 근거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일부터 사흘 연속 페이스북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총리의 발언이 경쟁자인 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 전 대표가 당대표를 맡았던 당시 신천지 특검이 무산된 점을 다시 쟁점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 전 총리는 특정 후보를 지목한 발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4대 개혁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신천지의 정치 개입 문제만 언급했을 뿐 특정 후보와 연결하는 것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며 “언론과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든 제가 책임질 영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광주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신천지 개입설에 대해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위헌 정당으로 몰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의혹을 제기한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었다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장 강력하게 응징해야 할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최고위원 후보들도 공세에 가세했다. 최민희·이성윤·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총리에게 의혹의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당대표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김 전 총리의 근거 없는 주장은 민주당도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선거에서 유리해지자고 자신이 몸담은 정당을 헌법상 정교분리를 위반한 위헌 정당으로 몰아가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의혹의 근거를 공개하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전 총리가 가지고 있다는 근거를 즉시 수사기관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수사기관도 즉각 수사에 착수해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신천지도 직접 입장문을 내고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신천지는 전날 “민주당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어떠한 개입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방이 당대표 경선의 유불리를 넘어 전당대회 이후 당내 주도권 경쟁까지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가 과거 제기됐던 의혹을 다시 꺼내 쟁점을 키우고 있다”며 “당대표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네거티브인 동시에 전당대회 이후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것 자체가 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정 전 대표가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30분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민주당은 5명의 당대표 후보를 3명으로, 14명의 최고위원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한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