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호주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82%로 확대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다음 달 빅토리아 주정부를 중심으로 호주 최초의 2GW(기가와트)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공식 입찰을 앞두고 있다.
넓은 해역과 우수한 풍황, 넓은 영토까지 보유하고 있는 호주는 고려아연 등 국내 기업이 개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투자를 진행해오긴 했지만, 현지 자체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주요국 대비 다소 더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호주 역시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에 재생에너지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달 초 국가환경보호청(NEPA)을 출범하며 인허가 절차 단축 등 본격 확장에 나섰다.
한국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를 중심으로 최근 멜버른에 재생에너지 무역사절단을 파견하며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호주 해상풍력 진출 지원에 나섰다. 사절단엔 국내 해상풍력 관련 기업과 기관 11곳이 참여해 기자재부터 설계, 하부구조물, 운송·설치, 유지보수(O&M) 등 전주기 공급망 진입을 위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호주는 단순히 발전원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인프라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호주에너지시장운영청(AEMO)은 지난달 발표한 ‘2026 통합시스템계획(ISP)’에서 현재 약 4만4000km 규모인 송전망을 2050년까지 약 6000km 추가 확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호주 역시 대부분의 발전단지에서 주요 전력 수요처인 시드니, 멜버른 등 대도시까지의 거리가 멀어 전력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선 효성중공업이 최근 빅토리아주 유일 송전망 운영사인 오스넷과 초고압변압기·리액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5년간 예상 수주액은 약 3100억원이다. 효성중공업은 앞서 3월에도 퀸즐랜드주에서 1425억원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호주 시장이 국내 산업계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이유는 재생에너지 밸류체인 확대를 넘어 핵심광물 등 자원 교류까지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데다, 희토류 매장량 3위 국가다. 국내에선 포스코그룹이 4~5년 전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호주 세넥스 가스전 경영권을 확보해 LNG 밸류체인 구축에 성공했으며, 올 상반기 중동 사태로 카타르 LNG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정부가 호주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기도 했다.
특히 희토류 측면에서 호주는 한국과 미국, 유럽 주요국 등 14개 국가와 유럽연합(EU)이 가입돼 있는 ‘포지 이니셔티브(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 옛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동맹국이다. 사실상 중국의 자원 무기화 견제가 협력체 설립의 목적인 가운데, 호주 정부가 최근 중국계 투자자들에게 자국 희토류 기업 지분 매각을 요구하고 있어 자원빈국인 한국 입장에선 호주 자원개발 및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된 현재 통상 환경에서 국가 간 무역의 형태는 양국 이익에 따라 양방향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리가 재생에너지 기술력과 인프라 등 밸류체인을 현지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국내 생태계에 일감을 제공하면서도, 우호적 외교 환경 조성을 기반으로 자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호주 현지의 전력망 구축 수준, 관련 법·제도 마련 등이 초기 단계인 점은 여전히 리스크로 꼽힌다. 호주 청정에너지 규제기관(CER)에 따르면, 호주 내 실현 가능성이 높은 대형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32GW에 달하지만 실제 착공에 들어선 물량은 7GW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 재생에너지 무역사절단을 파견한 코트라 김명희 부사장 겸 산업혁신성장본부장은 “이번 사절단이 우리 기업의 호주 해상풍력 초기 공급망 선점과 함께 지역 풍력 산업의 글로벌 무대 진출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코트라는 현지 정부·산업계와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리 기업의 호주 진출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