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그룹은 9일 현지시간 열린 이사회에서 12개 이니셔티브와 2030년 목표를 담은 ‘미래계획’을 감사위원회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미래계획의 핵심은 제품과 기술, 생산, 투자 포트폴리오 전반의 복잡성을 낮추는 것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지정학적 긴장과 관세 부담, 규제 강화, 중국 업체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간 경쟁 심화로 기존 비용 절감 프로그램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현재 운영 중인 모델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최대 50% 축소한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시장과 차급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차량별로 제공하는 트림과 선택 사양 등 제품 구성의 복잡성도 최대 75% 줄인다.
이를 통해 투자와 연구개발 자원을 고객 선호도가 높고 그룹의 수익 기여도가 큰 제품과 기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플랫폼과 전자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 체계도 재정비한다. 서구권과 중국 등 동구권 시장의 요구에 맞춰 기술 체계를 각각 통합하고, 브랜드와 계열사 간 중복 개발을 줄여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생산 체계도 수요에 맞게 축소한다. 폭스바겐그룹은 브랜드 전체의 연간 생산능력을 약 900만대 수준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연간 약 1200만대 생산을 전제로 설비 투자를 진행했지만, 시장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로 과잉 생산능력 부담이 커졌다. 현재까지 약 2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줄였으며, 앞으로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추가 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개발과 관리 조직의 효율화도 병행한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공통 업무를 통합하는 셰어드 서비스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영 조직을 간소화해 의사결정 단계도 줄이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자동차 핵심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거나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는 지분과 투자 자산도 정비한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략적 기여도와 수익률, 자본 효율성을 기준으로 재평가해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말 합의한 에버런스(Everllence) 과반 지분 매각도 이 같은 전략의 하나다. 폭스바겐그룹은 거래를 통해 약 74억유로의 현금이 유입돼 재무구조 개선과 향후 전략 투자 여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3년간 브랜드별 실적 개선 프로그램과 기술·지역 전략 재편을 추진해 왔다. 새로운 글로벌 소프트웨어 전략을 마련하고 중국 사업의 현지화를 확대하는 등 주요 사업 구조를 손질했다.
다만 최근 관세 비용 증가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규제 강화 등 외부 압박이 커지면서 기존 개선 작업보다 강도 높은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복잡성을 줄이고 기술을 집중하는 한편 제품과 개발, 생산을 지역시장에 맞게 재편할 것”이라며 “과잉 생산능력과 지분 포트폴리오, 조직 구조를 정비해 그룹을 더욱 빠르고 견고하며 경쟁력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 경제·지정학적 환경에서는 기존 비용 절감 계획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 플랫폼, 조직 구조, 의사결정 단계 전반의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