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가 화면을 잡아당겨도 글자와 그림이 찌그러지지 않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화면 속 이미지까지 같은 비율로 균일하게 늘어나는 구조를 구현해 고해상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팀은 동아대 문한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화면을 늘려도 이미지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 오그제틱(auxetic) 기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플랫폼을 개발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폴더블·플렉시블 디스플레이보다 한 단계 발전한 기술이다.
무처럼 자유롭게 늘어나기 때문에 피부에 붙이는 전자기기나 웨어러블 기기, 소프트 로봇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화면을 당기면 글자와 그림이 함께 찌그러지는 문제가 상용화를 가로막았다.
기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신축성 기판 위에 발광소자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때문에 풍선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가운데가 가늘어지는 것처럼 화면 속 원형은 타원으로 변하고 글자는 찌그러졌다.
오그제틱은 일반적인 재료와 반대로 잡아당기면 세로뿐 아니라 가로도 함께 넓어지는 특수 구조다.
이런 구조를 적용하면 화면의 가로·세로 비율은 유지할 수 있지만, 화면 내부의 문자와 그림은 여전히 불규칙하게 변형되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원인이 오그제틱 구조 자체가 아니라 신축성 기판과 결합하는 방식에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에는 오그제틱 구조와 신축성 기판을 전체 면적으로 접착했다.
이 경우 구조가 회전하고 비틀리는 힘이 그대로 기판에 전달돼 화면 내부에 국소적인 변형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위치만 선택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설계 방식을 제안했다.
정교한 계산으로 연결 위치를 최적화해 각 영역이 중심을 기준으로 방사형으로 균일하게 이동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화면 외곽뿐 아니라 내부의 작은 글자와 그림까지 같은 비율로 확장됐다.

연구팀은 문자와 그림을 새긴 기판을 가로와 세로 방향으로 반복해 늘린 결과 기존 구조에서는 글자가 한쪽으로 눌리거나 비틀어졌지만 새 플랫폼에서는 원래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화면 어느 위치에서도 동일한 비율로 늘어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발광소자를 실제로 집적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제작했다.
여러 개 LED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한 어레이를 새 플랫폼 위에 올려 성능을 시험한 결과 가로와 세로 방향으로 각각 15%까지 늘어나도 전기적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화면 밝기도 15% 신축을 반복한 뒤 감소율은 2% 미만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미지 왜곡을 수치로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도 제시했다.
기존 연구는 얼마나 많이 늘어나는지, 반복해서 늘려도 소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주로 평가했다.
반면 이번 연구는 화면 속 각 지점이 이상적인 방향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이동했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등방성 확장 계수(Isotropic Expansion Factor)’ 개념을 도입했다.
이를 활용하면 화면이 얼마나 균일하게 확장됐는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 앞으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설계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은 손목이나 의류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피부처럼 늘어나는 전자피부, 의료용 바이오센서, 생체신호 모니터링 패치, 소프트 로봇, 자동차와 항공기 내부의 곡면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지도, 의료영상, 문자처럼 형태가 정확하게 유지돼야 하는 정보 표시 장치에도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신축성 발광소자와 결합해 화면 자체가 자유롭게 늘어나면서도 고해상도를 유지하는 차세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 대면적 제조 공정과 반복 신축 내구성을 확보해 상용화 연구도 이어갈 예정이다.
유 교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잘 늘어나는 것보다 늘어나는 동안 화면 정보가 정확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술은 화면의 작은 영역부터 전체 화면까지 균일하게 확장하는 플랫폼으로 고해상도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수본·김준호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Hybrid auxetic metamaterial platforms enabling multiscale isotropic expansion for distortion-free stretchable displays)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