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최근 국회를 통과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영농형태양광법)은 농업진흥지역(절대농지) 밖 농지를 원칙으로 영농형 태양광을 허용한다.
다만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된 경우에는 농업진흥지역에서도 발전사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농지를 유지하면서 농업인 소득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은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영농형태양광법에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관련 규정이 없다”며 “개발제한구역은 국토교통부 소관”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국토부 법령에 따른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가통계포털(KOSIS)를 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개발제한구역 면적은 약 3800㎢다. 이 가운데 약 26%(약 980㎢)가 농지(전·답)로, 서울시 면적의 약 1.6배에 달한다. 개발제한구역 내 농지는 원칙적으로 농업적 이용만 허용되며 다른 용도로 전용이 매우 엄격하게 제한된다.
이와 관련 국토부 담당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영농형태양광법과 개발제한구역법은 각각 개별 법률”이라며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려면 영농형태양광법상 요건과 함께 개발제한구역법에 따른 행위허가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의 특수성과 보전 가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RE100 영농형 태양광도 ‘그린벨트 허가’ 변수
이 같은 규제는 실제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주 광산구 본량동(북산동) 일원에서는 20만㎡(약 6만평) 농지에 10MW 규모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연계 상생형 영농형 태양광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고 생산 전력을 인근 기업의 RE100 수요에 공급해 발전 수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모델이다.
그런데 사업 대상지 일부가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 있어 영농형태양광법과 별도로 개발제한구역법상 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토부 담당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광주 광산구 사업 역시 개발제한구역 행위허가가 있어야 추진될 수 있다”며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농형태양광법이 시행되더라도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국토부의 별도 판단이 마지막 관문으로 남는다는 의미다.

영농형 태양광은 일반 태양광과 달리 농사를 계속 짓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국내에서도 영농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남대학교와 전남농업기술원 연구진은 전남 보성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보리 재배기간 동안 일사량과 기온, 습도, 토양온도·수분, 풍향·풍속 등을 장기간 관측해 영농환경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영농형 태양광 하부의 기온과 풍속은 일반 농지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토양수분은 다소 높고 토양온도는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영농형 태양광을 농지에서 작물을 재배하면서 동시에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하면서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했다.
업계 “규제 풀어야”…환경단체 “사회적 합의 먼저”
이 같은 영농형 태양광의 특성이 알려지면서 개발제한구역에도 일반 태양광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영농형태양광협회 남재우 사무총장은 “영농형태양광법 논의 과정에서도 개발제한구역 문제는 사실상 다뤄지지 않았다”며 “농사를 계속 짓는 영농형 태양광은 일반 태양광 발전소와 달리 개발제한구역에서도 별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농촌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햇빛소득마을 500곳 이상을 선정하고 2030년까지 25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4월 개발제한구역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실외체육시설과 야영장, 승마장, 주택의 자가소비용 태양광 설치 기준은 완화했지만 영농형 태양광은 개정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환경단체는 신중한 입장이다. 녹색연합 정규석 사무처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공감하지만 절대농지와 개발제한구역은 각각 지정 목적이 있는 만큼 영농형 태양광을 허용하려면 사회적 합의와 관리 원칙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훼손된 개발제한구역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리 원칙을 마련해 활용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