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사 1109명과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1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혐오·역사왜곡 표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배재고 야구부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을 계기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학생의 말과 과제물, 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왜곡 표현을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 동료 교사나 학생을 통해 전해 들었다는 교사는 15.4%로 집계됐다. 교사 89.3%가 학교 현장에서 관련 표현을 접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특히 중학교 교사의 직접 목격 비율은 81.7%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관련 표현을 사용하는 장소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학생 간 대화가 77.3%로 가장 많았다. 다만 수업 중 발언(52.6%)이나 과제물·발표 자료(20.8%)에서 해당 표현이 사용됐다고 조사됐다.
전교조는 “온라인에서 유통되던 혐오표현이 학생들 간 사적 대화를 넘어 수업과 과제 등 공적인 학습 공간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사 절반 이상은 수업(51.0%)이나 생활지도(56.2%) 과정에서 혐오표현과 역사왜곡 문제를 다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지도는 어려운 실정이다. 학생을 지도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문제 삼을까 우려된다’는 응답이 69.9%로 가장 많았다. ‘학부모 민원이나 외부 공격이 우려된다’는 응답이 60.1%로그 뒤를 이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이미 교실 깊숙이 들어와 아이들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혐오 표현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며 “현장 본질을 외면한 채 역사교육 몇 시간을 강화하는 식의 대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들의 교육활동과 왜곡된 정치적 중립성 강요”라며 “교사들이 손발이 묶인 상황이야말로 혐오를 방치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사가 헌법적 가치와 역사적 사실, 인권과 민주주의를 교육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 논란과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를 위해 △학교생활규정 내 교육적 조치 근거 명시 및 공동 대응체계 구축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및 쟁점교육 보호 제도 마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정치권·언론 등의 혐오표현 책임 강화 △민주시민·인권·역사교육 및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학교급별·성별 맞춤형 교육 △교원 연수와 공동수업 모델 개발 등 7대 과제를 제안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