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의 변화 과정을 10년에 걸쳐 영상처럼 기록하는 세계 최대 천문 관측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됐다.
연구자들은 수십억 개 천체의 움직임과 밝기 변화를 실시간 추적하며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초기 은하 형성 과정부터 새로운 소행성 탐색까지 현대 천문학의 난제를 풀 핵심 자료를 확보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세계 최대 남반구 전천탐사 사업 ‘차세대 시공간 탐사 관측(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이 공식 탐사에 돌입했다고 2일 밝혔다.
LSST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미국 에너지부(DOE)가 공동 추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 시계열 천문 관측 프로젝트다.
칠레 세로 파촌에 있는 베라 C. 루빈천문대의 구경 8.4m 시모니 서베이망원경을 이용해 남반구 밤하늘 전체를 반복 관측한다.
루빈천문대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디지털 카메라와 고성능 광학계,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분석 시스템을 결합해 지금까지 확보하지 못했던 수준의 시계열 관측자료를 생산한다.
기존 관측은 특정 천체를 오래 바라보거나 하늘 일부를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LSST는 남반구 전체 하늘을 3~4일마다 한 번씩 촬영, 같은 장소를 수천 번 반복 관측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우주의 모습을 하나의 초고해상도 타임랩스 영상처럼 기록한다.
망원경은 40초마다 새로운 관측 영상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별이 갑자기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는 변화, 소행성의 이동, 초신성 폭발처럼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는 천문현상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시계열 관측은 같은 천체를 여러 시점에 반복 관측해 시간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천체의 생성과 진화뿐 아니라 폭발, 충돌, 이동처럼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까지 추적할 수 있어 최근 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관측 방식으로 꼽힌다.
LSST가 생산하는 관측 데이터는 매일 10테라바이트(TB), 약 700만 건이다.
이 방대한 데이터는 우주의 구조를 이해하는 다양한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자들은 맥동변광성과 초신성처럼 밝기가 크게 변하는 천체를 장기간 추적하고, 수십억 광년 떨어진 초기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분석할 수 있다.
또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분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태양계 연구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LSST는 뛰어난 집광력과 공간분해능을 이용해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소행성과 혜성도 찾아낼 수 있다.
반복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천체의 이동 경로와 공전궤도를 빠르게 계산할 수 있어 지구 근접천체 탐색에도 활용도가 높다.
실제 루빈천문대는 올봄 시험 관측만으로 새로운 소행성 1만 1000개를 발견하며 기존 관측망으로 찾기 어려웠던 작은 천체까지 포착했다.
천문연은 루빈천문대 국제공동연구사업에 참여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LSST 자료접근권을 확보했다.
올 하반기 공개되는 사전 관측자료부터 국내 연구자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고 지역거점 데이터센터 운영과 후속 관측도 맡는다.
특히 천문연이 운영하는 ‘한국형 마이크로렌즈망원경 네트워크(KMTNet)’는 LSST가 새로운 천체 변화를 발견하면 곧바로 추가 관측을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폭발 현상이나 이동 천체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LSST에는 미국과 칠레를 비롯해 한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3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10년 동안 구축되는 관측자료가 전문 연구자는 물론 시민과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발견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윤경 천문연 은하진화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LSST는 시간의 흐름까지 담아내는 새로운 천문관측 체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라며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를 활용해 국제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새로운 천문현상을 발견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