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4)
[쿠키과학] ‘기판 흔들림까지 실시간 보정’… 기계연, 유연전자 대량생산 길 열어

[쿠키과학] ‘기판 흔들림까지 실시간 보정’… 기계연, 유연전자 대량생산 길 열어

10㎛ 이하 초정밀 패터닝 구현
기판 비틀림·흔들림 실시간 보정
노광 마스크 없이 다양한 회로 구현
롤투롤 연속 생산 기술 완성

승인 2026-06-29 10: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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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광공정을 위한 초정밀 패터닝 롤러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디지털 노광공정을 위한 초정밀 패터닝 롤러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이 반도체 리소그래피 기술을 연속 생산 공정에 적용해 유연전자소자를 끊김 없이 고정밀로 생산할 수 있는 핵심 장비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판이 움직이며 생기는 미세한 비틀림과 흔들림까지 실시간으로 보정해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정밀 패터닝을 구현, 차세대 유연전자소자 대량생산의 걸림돌을 해결했다.

기계연 장원석 나노융합연구본부장 연구팀은 유연기판을 연속으로 가공할 수 있는 ‘롤투롤(Roll-to-Roll) 디지털 마스크리스 리소그래피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인 리소그래피를 롤투롤 연속 생산 공정에 접목했다.

기판 변형과 위치 오차를 실시간으로 보정하면서 10㎛ 이하 고해상도 패터닝을 구현했다.

노광 마스크 없이 다양한 회로를 즉시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유연전자소자의 대량생산 기반 기술로 평가받는다.


패터닝 롤러, 구동축 롤러 및 계측기를 포함한 롤투롤 연속생산제조시스템. 한국기계연구원
패터닝 롤러, 구동축 롤러 및 계측기를 포함한 롤투롤 연속생산제조시스템. 한국기계연구원

리소그래피는 빛을 이용해 반도체나 전자소자 표면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공정으로, 포토마스크를 이용해 원하는 회로를 기판에 전사한다.

회로 선폭이 미세할수록 더 많은 기능을 집적할 수 있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롤투롤 공정은 필름 형태의 유연기판을 두루마리처럼 풀어 연속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 속도가 빠르고 대면적 제조가 가능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기기, 전자피부, 유연 PCB 등 차세대 전자소자 생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판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장력이 변하거나 좌우로 흔들리는 사행 현상, 미세한 비틀림이 발생하면 회로 위치가 어긋나 정밀한 패터닝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기반 디지털 노광 기술과 초정밀 웹 이송 제어 기술을 결합했다.

DMD는 수백만 개의 초소형 거울이 각각 빛을 반사하는 방향을 제어하는 장치다.

원하는 위치에만 자외선을 조사할 수 있어 포토마스크 없이도 다양한 회로 패턴을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

특히 기존 평면 방식과 달리 회전하는 원통형 롤 표면에서 직접 노광하는 라인빔 구조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평면 형태인 DMD 영상을 선형 이미지로 변환하는 광학계를 새로 설계해 곡면에서도 초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구현했다.

이를 통해 롤 위를 지나가는 유연기판에 직접 회로를 새길 수 있었다.

기판이 이동하는 동안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도 실시간 보정했다.

연구팀은 비전 시스템으로 기판의 얼라인 키를 계속 측정해 위치를 계산하고, 디지털 마스크를 즉시 수정해 패턴 위치를 자동으로 맞췄다.

또 장력 제어와 속도 제어를 결합한 다단계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기판 흔들림과 진동을 최소화했다.

패터닝 롤러에는 에어베어링과 아치형 코어리스 모터를 적용해 마찰과 코깅 현상을 줄였다.

그 결과 롤러 회전진동은 2㎛ 이하, 정속 회전 위치오차는 1마이크로라디안(μrad) 이하 수준으로 제어했다.

노광 성능 평가에서는 약 8㎛ 크기의 미세 패턴을 구현했고, 시스템 전체에서는 10㎛ 이하의 고해상도 패터닝 성능을 확보했다.


룰투롤 시스템과 Multiple DMD Head를 이용한 디지털 노광 공정. 한국기계연구원
룰투롤 시스템과 Multiple DMD Head를 이용한 디지털 노광 공정. 한국기계연구원

기존 디지털 노광은 평면 스테이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기판 크기가 장비 크기에 제한됐고, 유연기판을 보조기판에 붙였다 떼는 공정이 필요해 불량 발생 위험도 높았다.

반면 새 시스템은 보조기판 없이 유연기판을 직접 연속 이송하면서 패터닝하기 때문에 길이 제한 없이 대면적 생산이 가능하다.

또 노광 마스크를 제작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에서 회로를 수정하면 곧바로 새로운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제품 개발 기간을 줄이고 시제품 제작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어 다양한 맞춤형 유연전자소자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유연 PCB를 비롯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기기, 반도체 패키징, 전자피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원통형 롤 표면 자체를 직접 가공하는 디지털 노광 공정에도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북미 최대 롤투롤 학회 ‘2026 R2R USA Conference & Expo‘에서 ’Technology of the Year Finalist‘에 선정됐다.

장 본부장은 “롤투롤 디지털 리소그래피 시스템은 유연전자소자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플랫폼 기술"이라며 ”유연 PCB와 고해상도 유연전자소자, 반도체 패키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SCI 논문 25편을 발표했고, 대표 논문은 지난해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Optomechatronics’에 게재됐다.

또 국외특허 9건을 출원해 1건을 등록했고, 국내특허 12건을 출원 등록했으며, 누적 기술료 3억 2000만 원을 달성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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