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9일 (1)
정당성 없이 출발해 역대급 참사…홍명보·정몽규, 한국 축구 망쳤다

정당성 없이 출발해 역대급 참사…홍명보·정몽규, 한국 축구 망쳤다

선임 논란 외면한 홍명보호, 결과로도 증명 실패
클린스만부터 홍명보까지…정몽규 체제 책임론 재점화

승인 2026-06-29 07: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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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예견된 참사였다.

홍명보호는 출발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얻지 못했다. 축구계 안팎의 반발은 컸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귀를 닫았다. 홍 감독은 결과로 증명해야 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돌아온 성적표는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정당성도, 성과도 남기지 못한 완벽한 실패였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승2패, 승점 3으로 3위에 그쳤다. 이후 조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 안에 들지 못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돼 조 3위에게도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열린 대회였지만, 홍명보호는 그 기회조차 살리지 못했다.

이번 실패는 한국 축구가 안고 있던 난맥상이 끝내 낳은 참담한 결과다.

홍명보 감독. 남동균 기자
홍명보 감독. 남동균 기자
홍명보호 2기는 첫발부터 흔들렸다. 대한축구협회는 2024년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직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뒤 새 사령탑 선임에 나섰다. 당초 협회는 세계 축구 흐름을 잘 아는 외국인 감독 선임을 추진했다. 그러나 5개월 가까이 이어진 감독 선임 작업의 결론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선임 과정이 문제였다. 외국인 후보들이 면접과 발표를 거친 것과 달리, 홍 감독 선임 과정은 처음부터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을 직접 찾아가 감독직 수락을 요청했고, 홍 감독이 하루 고민 끝에 수락했다는 설명은 논란을 더 키웠다. 제대로 된 면접 없이 대표팀 감독이 정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가 지적됐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최종 후보자 면접에 직접 관여했으며, 이사회 선임 절차도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규정상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후보자 면접과 추천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감독에게 남은 길은 하나뿐이었다. 경기력과 결과로 증명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본선 무대에서도 선임 당시 제기된 의문을 지우지 못했다. 1년 11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지만 경기력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야심 차게 꺼낸 스리백은 공격 전술 부재와 맞물려 답답한 경기 양상만 반복했고, 한국 축구 최고 에이스 손흥민의 활용법도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을 두 차례 지휘한 사령탑인 홍 감독은 무능함을 드러내며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 두 번의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한 사령탑도 역시 홍 감독이 최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북중미 월드컵 이후 사의를 표명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홍명보호 2기를 만든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로 다시 기대를 키웠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등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쌓은 선수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협회의 선택은 그 동력을 갉아먹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논란과 아시안컵 실패, 이후 대표팀 내분 논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까지 문제가 반복됐다. 문제가 가득했던 행정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스포츠 평론가인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는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이 전혀 공정하지 못했다. 클린스만에서 홍명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불공정이 드러났다”며 “정몽규 체제 아래에서, 축구협회 조직의 민주적 경영과 월드컵에 나서는 A대표팀 운영은 점수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난맥상의 연속이었다”고 지적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의사결정 구조, 비판을 대하는 협회의 태도, 결과로만 논란을 덮으려 한 축구 행정이 함께 만든 파국이라는 설명이다.

홍 감독과 정 회장을 중심으로 한 축구협회의 무능함에, 대표팀을 향한 팬심도 식었다. 한때 매진 행렬을 이어가던 A매치 열기는 홍명보호 출범 이후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지난해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전 관중은 2만2206명에 그쳤다. 이는 2008년 9월 요르단전 1만6537명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최소 관중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A매치에서 2만명대 관중을 기록한 것도 2015년 10월 자메이카전 2만8105명 이후 10년 만이었다. 이후 11월 가나전 관중도 3만3256명에 머물며 예전 같은 열기를 회복하지 못했다.

11월 가나전, 경기 시작 10분 전에도 텅텅 빈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영건 기자
11월 가나전, 경기 시작 10분 전에도 텅텅 빈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영건 기자
대표팀은 성적과 팬심을 함께 잃었다. 절차를 무시한 행정은 감독의 정당성을 흔들었고, 정당성을 얻지 못한 감독은 경기력으로 답하지 못했다. 결과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식어버린 응원 열기로 돌아왔다.

홍 감독은 두 번째 월드컵에서도 실패했다. 자진 사퇴로 대표팀 감독직을 물러났지만, 그동안 발전 없이 보낸 시간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한국 축구를 퇴보시킨 홍 감독은 끝까지 그 다운 뻔뻔한 태도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정 회장의 대한축구협회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국 축구가 지난 2년 동안 쌓아온 불신과 무능한 행정의 비참한 결말이다.

과정도, 결과도 낙제점이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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