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4일 (3)
‘신당역 사건 실언’ 이상훈 서울시의회 與 원내대표 출마에…여성단체 ‘반발’

‘신당역 사건 실언’ 이상훈 서울시의회 與 원내대표 출마에…여성단체 ‘반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발언으로 징계 이력 재조명
여성정치네트워크 “與 성폭력 2차 가해 책임 묻지 않는 구조적 문제”
이상훈 시의원 “과거 발언 반성…성인지 감수성 높이려 노력”

승인 2026-06-22 12:17:04 수정 2026-06-22 12: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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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19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역내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서울교통공사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피해자에 대한 추모를 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2022년 9월19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역내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서울교통공사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피해자에 대한 추모를 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이상훈 서울시의원(강북2)이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서울시의회 대표의원(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여성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성폭력 2차 가해 논란으로 당원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인사에 대한 공천 결정은 물론, 대표의원 출마 자체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2일 논평을 내고 “성폭력 2차 가해 논란과 부실한 의정활동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이 민주당 서울시의회를 대표하겠다고 나섰다”며 “여성계로부터 공천 철회와 제명 요구를 받았던 인물이 출마했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당의 성평등 가치가 얼마나 공허한 구호에 불과한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지난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이 시의원에 대한 공천 철회와 제명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이 공천 심사 과정에서 성비위 및 2차 가해 행위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이 시의원을 단수공천한 점을 문제 삼았다. 단체는 “살인범에게 공감의 서사를 부여한 2차 가해자를 공천한 것은 민주당 공천 시스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공천 원칙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022년 9월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 과정에서 나온 이 의원의 발언이다. 당시 그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가해자에 대해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 폭력적인 대응을 한 것 같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발언은 스토킹 범죄의 본질을 왜곡하고 가해자에게 공감의 서사를 부여하는 동시에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엄중 문책을 지시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윤리심판원은 이상훈 의원에게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 의원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의원은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북구 제2선거구 민주당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으며 다시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지난 19일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표의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 시의원의 대표의원 출마가 개인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 차원을 넘어 민주당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소속 의원의 성폭력 2차 가해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지 않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방관해 온 민주당의 문제가 다시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해자를 비호하고 구조적 성폭력을 왜곡한 인물에게 또다시 정치적 면죄부를 부여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민주당 서울시당과 서울시의회 당선인들은 이 시의원의 대표의원 출마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수사에 그치는 성평등 구호 뒤에 숨어 여성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이 시의원에 대한 비호를 거둬야 한다”며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시의원은 과거 발언의 부적절성을 인정하면서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이 시의원은 쿠키뉴스에 “경솔하고 잘못된 발언으로 3년 전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며 “당에 관련 프로그램이 없어 스스로 교육을 받겠다고 나섰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육을 별도로 이수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등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사건을 계기로 향후 정책과 의정활동에 성평등과 관련한 부분이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성찰과 반성의 모습을 실천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반성과 성찰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성평등 관련 후속 조치와 제도적 보완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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