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수주액은 5억6131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억5174만달러보다 50억9043만달러 감소한 규모다. 전체 해외 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중동 수주 비중이 48.5%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지만, 올해는 14.6%에 그쳤다.
중동 지역에서는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주요 인프라 시설이 잇따라 피해를 입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석유화학 생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사우스파르스 관련 시설의 가동이 중단됐으며 테헤란 북서부의 주요 연료 보급 기지 등도 공습을 받았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신규 프로젝트 발주 역시 지연되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기대감 커지고 있다. 특히 전쟁 과정에서 중동 지역의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훼손된 만큼 향후 대규모 복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에너지는 이번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인프라 복구 비용이 약 580억달러(약 87조7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전후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재건 사업은 신규 프로젝트와 달리 공정 복잡도가 높아 시공 경험이 있을수록 유리해서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 지역에서 장기간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수행하며 풍부한 실적을 쌓아온 상황이다. 2000년 이후 중동 누적 수주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로 64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E&A가 569억7000만달러, GS건설이 378억50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건설사 별로 보면 삼성E&A는 풍부한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해외 원전 EPC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DL이앤씨는 1990년 이후 국내 건설사 가운데 이란 수주 실적이 가장 많은 기업이라 현지 사업 경험과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현지의 불안정한 정세 역시 주요 변수로 지적된다. 한국 건설사들은 과거 중동 재건 사업에 참여했다가 현지 상황이 급변하면서 공사대금 회수 지연 등 미수금 문제가 발생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실제 발주가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늘 피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내일 바로 발주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발주를 결정하는 과정 자체에도 시간이 꽤 걸린다”며 “또 현재 재건 사업이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도 불확실해 국내 건설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시장이 열려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