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혐오표현은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주요 인권 과제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혐오표현 대응을 위한 범정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우리나라도 실체적인 해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혐오표현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혐오표현 대응을 위해 △혐오표현을 직접 규율하는 법제 마련 △차별·폭력·적대 행위를 유발하는 인식 개선 △인권 존중 문화 확산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아울러 법제·교육·행정·문화·방송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혐오표현 대응 범정부 협력체계’ 구축과 운영을 제안했다.
표현의 자유와 혐오표현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는 인권 보장을 위한 핵심 기본권”이라면서도 “혐오표현이 표현의 자유의 일부라는 이유로 배제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날 혐오표현 판단 기준을 논의하는 토론회도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혐오표현 규제와 표현의 자유 간 충돌 문제를 헌법적 심사 기준에 따라 분석하고, 이를 인권위에 접수된 혐오표현 진정 사건 판단에 적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인권위는 국내에서도 혐오표현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외국인 밀집 지역과 학교 인근 등에서 중국인과 중국계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반중 집회가 열리고 있으며, 선거 과정에서는 특정 성소수자 집단을 겨냥한 표현이 논란이 되는 등 혐오와 차별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비하와 모욕성 표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제도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은 인종차별 및 혐오범죄 대응을 위한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해 인식 개선과 피해자 지원, 통계 관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총리와 8개 부처 장관이 참여한 ‘혐오표현 반대 범정부 정책 선언’을 발표하며 국가 차원의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안 위원장은 “세계 각국은 혐오표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도 혐오표현으로 인한 차별과 배제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은 혐오 발언이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2021년부터 매년 6월 18일을 ‘국제혐오표현 반대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는 혐오표현 문제를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인권 과제로 인식하자는 취지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