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반도체 호황...삼전닉스, 성과급 넘어 재생에너지 결승골 넣을까

반도체 호황...삼전닉스, 성과급 넘어 재생에너지 결승골 넣을까

전력수요 급증에도 친환경 전환 더뎌
정책지원·영업이익↑...기업 책임론 부상
정부“산업 경쟁력” 시민단체“사회적 책임”

승인 2026-06-18 17: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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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와 무궁화 모양의 임하댐 수상태양광.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태극기와 무궁화 모양의 임하댐 수상태양광.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임직원들에게 수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는 가운데, AI 반도체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는 공급 부족을 호소한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정책 지원과 혜택을 받아온 만큼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해외선 100%, 국내는 10%대

18일 쿠키뉴스 취재와 CDP 한국위원회가 지난 3월 발간한 ‘CDP 기후변화 및 물 보고서 2025’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국내 사업장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13.1%, SK하이닉스는 14.4% 수준이다. 반면 해외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삼성전자 97%, SK하이닉스 100%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고 있는 DX(가전·디바이스)부문이 포함돼 있어, DS(반도체)부문의 국내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13%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준으로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확대하고 있다. 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지난해 24.8%, SK하이닉스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29.9%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률 3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는 과제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HBM) 수요 증가에 대응해 청주 M15X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부족” vs “기업 의지 부족”

이처럼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가 이어질수록 재생에너지 확보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 한국 RE100 회원사의 국내 사업장 PPA 비중은 1.51%에 불과하다. 또한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전력사용량이 25TWh에 달한다. 이에 반해 국내 전체 장기전력구매계약(PPA) 사용량은 256GWh 수준에 그친다.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반도체 공장 입장에서는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단순히 재생에너지 공급량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기후부 관계자는 “국내에도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재생에너지가 보급돼 있다”며 “재생에너지가 부족해서 PPA가 적은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공급되는 재생에너지가 적은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을 낮춰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 대신 기업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접근하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보급은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가 공식적인 목표이지만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기업에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보다 가격을 낮춰 기업들의 PPA 수요를 늘리고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정부 정책이 여전히 산업 육성과 기업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대만 TSMC 사례처럼 반도체 기업이 장기전력구매계약(PPA)을 확대해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에 직접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막대한 정책 지원과 혜택을 받아온 만큼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기업 스스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세형 경실련 경제정책팀 부장은 “국내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 문제는 분명 존재하지만 기업의 의지 부족도 있었다고 본다”며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적극 사용하면서 국내에서는 인프라 부족만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그동안 부지 조성,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받아왔다”며 “충분한 혜택을 받고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면 이제는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전남 신안군 소재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전남 해상풍력 1단지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전남 신안군 소재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전남 해상풍력 1단지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제공
삼성·SK “PPA로 재생에너지 점진 확대할 것”

반도체 업계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삼성전자 측은 “DS부문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지난해 24.8% 수준”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국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사용한 일반 전력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맞으나, 설비 효율과 공정을 개선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국내 사업장 재생에너지 조달 확대를 위해 PPA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5MW 규모 태양광 발전 전력(20년간)과 254MW 규모 시화호 조력발전소 전력(10년간)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620GWh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에 대해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을 꼽았다.

SK하이닉스 측은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산지가 많은 지리적 특성 등으로 유럽 주요 국가에 비해 대규모 태양광·풍력 단지 조성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정부와 산업계가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과 기업들의 사용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국내 첫 PPA를 시작으로 추가 발굴을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PPA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조달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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