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시 소재 양성자가속기가 13년간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누적 운전 4만 시간을 돌파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은 경주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100MeV급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13일 오후 6시 기준 누적 운전시간 4만 시간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장비는 양성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해 특정 물질과 충돌시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선을 이용해 반도체나 우주·항공 부품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시험할 수 있다.
우주나 고고도에서는 태양과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 입자가 반도체 회로를 순간적으로 교란한다.
이런 현상은 데이터 오류나 시스템 오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자율주행 반도체처럼 회로가 더욱 미세하고 복잡해지면서 작은 방사선 영향도 치명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성자가속기는 이런 극한 환경을 지상에서 재현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우주 공간에서 수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 영향을 짧은 시간 안에 압축 시험할 수 있어 반도체기업이 제품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지난해 9월부터 기존 하루 8시간 운영 체계를 24시간 상시 운영 체계로 전환했다.
연구단은 현재 반도체 기업과 우주·항공 분야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방사선 영향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구자 353명과 기업 등에서 210건의 실험을 진행했다.
정부는 급증하는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속기 성능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100MeV급 양성자가속기를 향후 200MeV급으로 높이기 위해 지난달 선행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
200MeV급 양성자가속기는 자율주행차와 위성 기반 6G 통신, AI 데이터통신용 반도체 등 차세대 첨단 반도체의 방사선 영향 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국제적 기준으로 활용된다.
현재 국내 기업 상당수는 고성능 방사선 시험을 위해 해외 가속기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때문에 시험 일정 확보가 어렵고 비용 부담도 큰 만큼 산업계에서는 국내 인프라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200MeV급 성능 향상이 완료되면 국내 기업들의 방사선 시험 수요를 대부분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속기는 초고전압과 초고진공, 고출력 전자장치를 동시에 다루는 복합 시설로, 미세한 이상만으로도 장비 손상이나 장기간 운영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 운전 기술과 유지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다.
이재상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장은 “이번 기록은 연구진이 밤낮없이 현장을 지키며 쌓아온 결과”라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반도체와 우주산업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양성자가속기 고도화와 안정적 운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