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달 7일 법정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4%p 인하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최고금리 인하로 고금리 차주 330만명들이 약 4140억원의 이자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각계의 금융전문가들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이자절감으로 인한 수혜보다 대출절벽이 높아지고 불법사금융 유입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 우려했다.
이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 및 금융협회는 두 차례에 걸친 ‘최고금리 인하 시행상황반’을 구성하고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금융사 창구 상황을 점검하고 시장 동향을 살펴본 결과 “문제 없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또한 ‘불법사금융 특별근절기간’을 운영하면서 불법사금융을 적극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정말 금융당국이 장담한대로 불법사금융 업자들은 적극적인 ‘단속’에 시달리고 있을까. 쿠키뉴스는 불법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전통시장들을 방문해 최고금리 인하 이후의 상황을 살펴봤다.
오토바이 타고 ‘일수’ 명함 휙휙…“버려도 버려도 끝이 없어”
“일수꾼(불법사금융 업자)들이 줄었다고요? 대체 누가 그럽니까? 하루에 세 번씩 매일같이 (명함을) 던지고 갑니다”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메밀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허모씨(60)는 불법사금융 업자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고 푸념했다. 최고금리 인하 후 시행된 ‘불법사금융 특별근절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일수업자들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증언과 증거들은 청량리 시장 곳곳에서 쏟아졌다. 일수 광고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토바이가 드나들기 힘든 좁은 골목길을 제외하면 청과물시장과 종합시장, 수산물시장 등의 길가에서 쉽게 대출을 유도하는 홍보물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시장상인들도 일수업자들의 광고물들은 일상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같이 홍보물을 치우더라도 끝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운영됐던 ‘불법사금융과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과일 도매상을 운영하는 유모씨(50)는 “달라진 것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교묘해진 불법사금융…“강도높은 검거·단속만이 유일한 구제책”
특이할 사항으로는 전통시장 규모에 따라 불법사금융 업자들의 활동 여부가 갈렸다는 것이다. 청량리 인근의 전통시장 대비 규모가 작은 영등포전통시장은 불법사금융 홍보물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영등포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이전부터 영등포시장은 일수업자들이 잘 찾지 않았다”며 “서울권의 전통시장 대비 규모가 비교적 작다 보니 활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청량리시장 상인회에서는 규모가 큰 시장일수록 불법사금융에 노출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청량리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요즘은 시장상인들도 사채를 쓰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기 때문에 대부분은 이용하지 않는다”며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채를 끌어쓸 절박한 사람들은 한 두명씩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광고물을 뿌릴 수 있는 대형 재래시장에 집중적으로 광고물을 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채업자들도 진화해서 요즘 대출 신청을 하면 가게로 찾아오지 않고 외부에서 만나자고 하기 때문에 단속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인회 차원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전단 제거에만 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량리시장 상인들부터 상인회 관계자들은 강도 높은 단속과 꾸준한 관심만이 전통시장에 깊게 뿌리내린 불법사금융을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량리시장 주차요원 김모씨(70)는 “이전에 사업체를 운영했을 때 사채를 끌어썼다가 결국 사업장을 넘겨주게 됐다”며 “불법사금융으로부터 추심을 당하는 채권자의 심정은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진심으로 불법사금융을 잡고자 한다면 현장에 나와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사채업자들의 동향을 읽어야 한다”며 “부디 나처럼 사채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더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