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2)
실적은 거들 뿐…5대 은행장 연임 안갯속인 이유

실적은 거들 뿐…5대 은행장 연임 안갯속인 이유

실적은 ‘합격점’…신한·국민·하나 웃고, 우리·농협 주춤
지주 회장 그늘 못 벗어난 행장 선임…당국 지배구조 개편에 파장 예고 셀프 연임·이너서클 깰까… 은행권, 당국 입법 수위에 촉각

승인 2026-07-28 06:00:03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올해 연말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일제히 끝난다. 당국이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독립성 강화를 압박하면서, 실적 호조를 거둔 행장들조차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안갯속 국면에 접어들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 일제히 만료된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평가의 첫 단추가 될 올해 상반기 실적이 공개됐지만, 은행별 희비는 엇갈렸다.

실적은 ‘합격점’…신한·국민·하나 웃고, 우리·농협 주춤

실적 호조를 거둔 은행장들은 연임 명분을 톡톡히 챙겼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민은행을 제치며 2개 분기 연속 우위를 점했다. 이는 2022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순이익 격차도 2300억원 이상 벌렸다.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이 타 은행들을 크게 웃돌았다는 점은 정상혁 행장의 재연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KB국민은행(2조2254억원)과 하나은행(2조1211억원) 역시 기업대출·수수료 이익 성장에 힘입어 전년 실적을 상회하며 실적 기반을 입증했다. 다만 국민은행이 지난해 연간 기준 리딩뱅크를 차지한 데다, 하반기 순이자마진 개선·기업대출의 수익성 관리 강화를 예고한 만큼 연간 최종 순위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우리·NH농협은행은 실적 후퇴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580억원) 대비 11.9% 감소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를 수습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실적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NH농협은행 역시 전년 동기(1조1879억원)보다 2.1% 줄어든 1조1629억원에 그쳤다. 농협은행의 경우 전통적으로 은행장 임기를 2년 안팎으로 운용하는 관행과 더불어, 최근 범농협 차원에서 이어지는 인적 쇄신 기조가 맞물려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그래픽=핝영 디자이너
그래픽=핝영 디자이너
변수는 지배구조 개편안…‘이너서클’ 끝나나

통상 2년 임기 후 1년을 연임하는 ‘2+1년’ 관행을 고려하면 실적 방어에 성공한 은행장들의 연임이 자연스럽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이 변수로 떠올랐다.

개편안의 핵심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절차의 투명성 제고 △회장 장기 연임 제한(3연임 제한 또는 주총 3분의 2 이상 찬성 의무화) △사외이사 책임 및 독립성 강화 △성과보수 체계 개선과 내부통제 책임 명확화 등이다. 금융위는 이달 중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과 발표 시점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은행장은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 수장이자 사실상 그룹 내 ‘2인자’다. 최근 지주사 내 부회장직이 축소되는 추세와 맞물려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실제 인선 과정에서는 지주 회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통상 은행장 인선은 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그룹별 명칭 상이)가 후보를 추천하면,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심사와 주총을 거쳐 확정하는 구조다. 사실상 지주 회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은행 임추위가 스스로 후보를 발굴하기보다 지주가 사실상 낙점한 후보를 사후 검증·추인하는 데 그치면서, 폐쇄적인 인사 관행이 고착화됐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은행장 선임 절차까지 지배구조 개선 과제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7월부터 상임위 구성이 완료되면 입법 절차가 본격 진행될 것”이라며 “하반기 지주 회장뿐 아니라 은행장 선임 절차도 다수 예정된 만큼 모범규준 발표와 법률 개정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개편안의 법제화 여부다. 법적 구속력의 수위에 따라 인사 지형에 미칠 파장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은행권 내부에서도 섣부른 예측을 삼가며 당국의 세부 가이드라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실적 면에서 좋은 성과를 낸 행장이라 하더라도, 은행권 특성상 4년이나 연임하는 사례는 흔치 않아 선뜻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부행장이나 지주 부사장, 계열사 CEO 등의 이름이 언급되지만 이는 단순 추측일 뿐 내부적으로 윤곽이 잡힌 후보는 없다”고 했다. 이어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나와야 내부 절차나 일정을 확정할 수 있어 일단 지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유고 상황 등에 대비해 승계 기간을 충분히 두라는 당국 가이드에 따라 준비 기간은 이전보다 길어졌다”고 덧붙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프로필 사진
최은희 기자
은행과 금융당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