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2)
유통·테크 판 키운 ‘한화 3남’ 김동선…투자 성과 입증 과제 [기업X-RAY]

유통·테크 판 키운 ‘한화 3남’ 김동선…투자 성과 입증 과제 [기업X-RAY]

승인 2026-07-27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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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 한지영 디자이너
김동선 한화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다음 달 신설 지주사 출범과 함께 사실상 독자 경영 시대를 연다. 유통·호텔·급식 등 라이프 사업과 반도체 장비·로봇 등 테크 사업을 한 손에 쥐며 그룹 내 새로운 성장축을 이끌게 됐다. 앞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만큼 이제는 미래 사업 투자를 뒷받침할 수익 기반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실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다음 달 1일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지주사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출범시킨다. 방산·조선·에너지 등 그룹의 주력 사업은 존속법인인 한화에 남고,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은 신설 지주사로 편입된다.

4조7000억원 승부수…‘라이프+테크’ 시너지

이번 분할은 김 부사장의 독자 경영 체제를 사실상 공식화하는 의미를 갖는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한화갤러리아를 시작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한화세미텍 등 6개 계열사의 미래비전총괄을 맡으며 역할을 확대했다. 이후 신설 지주사 설립이 확정되면서 개별 계열사 총괄직에서는 물러났고, 앞으로는 지주사 차원에서 라이프와 테크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라이프 사업과 테크 사업을 연계해 기존 사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사업을 육성하는 것이 신설 지주사의 핵심 전략이다.

한화는 2030년까지 설비투자 2조1000억원, 연구개발(R&D) 2조원, M&A 6000억원 등 총 4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장비와 로봇, 스마트팩토리, 푸드테크를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이를 호텔·급식·리테일 등 기존 사업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라이프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아워홈 지분 58.62%(1차 지분 50.62%, 2차 매입 약정 8% 포함)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총 거래 규모는 약 8695억원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를 1200억원에 품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키우고 푸드테크 사업도 투자를 이어가는 등 식음료 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조직도. AI로 제작한 이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조직도. AI로 제작한 이미
몸집 키웠지만 남은 건 ‘수익성’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아워홈 연결 편입 효과로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7509억원에서 2조3760억원으로 216.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8억원에서 608억원으로 340.6% 늘었다. 다만 외형 확대는 아워홈 신규 연결 효과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순이익에는 정상북한산리조트(현 안토)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1572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됐다.

올해 1분기에도 인수 효과는 이어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연결 매출은 8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1884억원보다 368.8%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121억원 영업 손실을 냈던 것과 달리 올해 1분기에는 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다만 아워홈이 포함된 리조트 부문의 매출은 7999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0.8%에 그쳤다.

아워홈 자체의 수익성도 과제로 남아 있다. 아워홈은 지난 2024년 매출 2조2440억원에서 작년 2조4497억원으로 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87억원에서 804억원으로 9.4% 감소했다. 식품유통 부문은 성장했지만 단체급식과 외식을 포함한 식음료 부문의 영업이익이 557억원에서 428억원으로 23.2% 줄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차료, 지급수수료 등 비용 부담도 커졌다.

신사업 역시 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매출 5752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지만,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한화푸드테크는 올해 초 모회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을 수혈받았다. 지난해에는 11억8000만원의 손상차손도 반영했다. 자체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보다 투자를 이어가는 단계라는 의미다.

테크 사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화비전의 시큐리티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산업용장비 부문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한화모멘텀 역시 133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로 전환됐다. 한화세미텍은 영업이익을 냈지만 금융비용 부담으로 3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설 지주사 출범 이후에는 그동안 확대해온 사업 포트폴리오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라이프 사업은 인수 효과로 외형이 커졌지만 수익성 개선 여지가 남아 있고, 테크 사업도 일부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결국 계열사 간 시너지를 실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지가 신설 지주사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모든 사업이 동시에 성과를 낼 수는 없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 있는 반면, 실적으로 회사를 뒷받침하는 사업도 필요하다”며 “결국 회사는 어떤 사업을 주력 성장축으로 키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설 지주사는 이제 막 출범하는 초기 단계인 만큼 당분간 투자가 이어질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은 수익성과 실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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