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의원 의원실은 국회 출입기자단 알림방을 통해 일정 공지와 함께 페이스북 메시지를 연일 배포하고 있다. 15일에도 “특별한 공개 일정 없이 국회에서 통상업무 예정”이라는 공지가 전달됐다. 공개 일정이 없는 날에도 한 의원이 올린 페이스북 글은 하루 여러 차례 기자들에게 공유된다.
최근 메시지의 중심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있다. 한 의원은 지난 12일 “검찰 폐지로 이미 사법시스템은 망가졌고, 지금 뜨겁게 논의되는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는 망가진 시스템을 되살릴 수 없는 지엽적 문제일 뿐”이라며 “칼로 찔러 치명상을 입혀 놓고, 빨간약을 바르냐 안 바르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13일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겨냥했다. 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경찰 수사 부실 논란에도 검찰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가요?”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민주당에게는 ‘범죄피해자와 국민’이 ‘구더기’인가 봅니다”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14일에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한 의원은 “김한규 의원 등 보완수사권 폐지하자는 민주당 의원님들, 비겁하게 자기들이 장악한 안방 법사위에서 자기들끼리 논의하겠다고 숨지 말고, 저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국민들 앞에서 공개토론’ 하시지요”라고 적었다.
같은 날 밤에는 다시 글을 올려 “국민 이익에 직결되는 ‘보완수사 폐지’ 찬반 토론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제안하니, 그냥 도망가네요”라며 “국회에서도 좋고, 어떤 방송에서도 좋습니다. 김어준 방송도 좋습니다”라고 했다.
한 의원의 메시지에서는 상대를 특정해 질문하거나 공개 제안을 던진 뒤, 상대의 반응까지 다시 쟁점으로 만드는 방식이 반복된다. 공개토론 제안에 민주당 의원들이 즉각 응하지 않자 이를 ‘도망’으로 규정해 재차 공격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검을 상대로도 비슷한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의원은 12일 자신에 대한 출국금지를 “묻지마 출국금지”라고 규정하며 “아무것도 안 하고 묻지마 연장 두 번 해놓고 3개월 만에 출국금지 풀자니 자기들이 정당한 사유도 없이 직권남용했다는 것이 드러나서 창피당할 테고”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에 대한 출국금지는 13일 0시를 기해 3개월 만에 해제됐다. 한 의원은 이를 공개하며 “지난 4월부터 오늘까지 민주당 정치특검은 단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는 등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14일에는 특검과 법무부를 상대로 출국금지 사유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메시지의 범위도 넓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병적기록 논란과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건 관련 경찰 대응 문제 등에도 잇따라 입장을 냈다. “출국금지 사유를 공개하라”, “왜 잘못된 것인지 안규백씨가 밝혀야 한다” 등 상대방에게 답변과 해명을 요구하는 표현도 반복됐다.
무소속인 한 의원에게 페이스북은 사실상 주요 정치 활동 공간이다. 원내 협상력이나 당내 공식 직책 없이도 현안마다 빠르게 입장을 내놓을 수 있고, 상대방의 대응 여부까지 새로운 메시지 소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의원의 SNS 활동을 두고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2년 뒤에 총선이 있고 또 총선 뒤에 대선이 있는데, 혼자 외롭게 무소속으로는 어렵다”며 “소통 창구를 넓혀 자신의 존재감이나 메시지, 정책 역량, 정국에서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잦은 메시지가 오히려 차별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입장을 내되,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은 인내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더라도 장동혁 대표가 비판하는 것과 한동훈 의원이 비판하는 것은 차원이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개혁을 얘기하는 사람의 메시지가 똑같으면 굳이 한동훈일 필요가 없다”며 “너무 많은 메시지는 가벼운 처신으로 비치고 피로감을 부를 수 있다. 절제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특히 대선을 목표로 한다면 더 절제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