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와 대결을 앞두고 “1승만 거둬도 성공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2승을 넘어 3승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진서 9단은 1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1층 라운지에서 열린 ‘기신전’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미디어데이는 오프닝을 시작으로 대국 규정 소개와 기자단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신진서 9단은 “AI 등장 이후 다양한 수를 연구하면서 인간 바둑도 초반은 확실히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중반 전투는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카타고의 중반 운영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가장 큰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 9단은 “사람과 둘 때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지만, AI와 대국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이라고 각오를 다지면서 “전투를 벌이기보다 저만의 스타일로 끝내기까지 이어갈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진서 9단은 “이번 특별대국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세계대회뿐 아니라 이벤트 대국도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저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대국이 팬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프로기사들에게는 좋은 공부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대국은 신 9단이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놓는 ‘2점 접바둑’으로 진행한다. 덤은 0.5집으로, 비길 경우에는 인공지능 카타고의 승리가 된다. 시간제는 신진서 9단에게 기본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 카타고는 매수 20초 연산 시간을 준다.
이번 대국을 위해 AI 수읽기 성능을 극대화한 ‘카타고 전용 시스템’도 특별 구축했다. RTX 3090 그래픽카드 4기를 병렬 구성해 최신 그래픽카드인 RTX 5090(32GB)을 뛰어넘는 총 96GB 그래픽 메모리(VRAM)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수십만 가지 경우의 수를 동시에 계산하는 카타고가 20초라는 시간 안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카타고는 미국 컴퓨터 과학자 데이비드 우(David J. Wu)가 개발한 오픈소스 바둑 AI로, 현재 프로기사들의 연구와 훈련, 바둑 중계 해설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승률뿐만 아니라 집 차이까지 수치로 제시하는 분석 기능을 갖춘 카타고는 알파고 이후 바둑 AI 발전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대결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 이후 인간 최고수와 바둑 AI 격차를 확인하는 무대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정상 기사인 신진서 9단이 한층 진화한 AI를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칠지 바둑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기신전’은 오는 17일 1국을 시작으로 19일과 21일까지 총 3국을 진행한다. 신진서 9단은 대국당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의 대국료를 받고, 1승을 거둘 때마다 5000만원의 수당을 추가로 획득한다. 또한 2승 이상을 거둘 경우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이 수여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