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당권과 대권을 놓고 경쟁하는 경선 국면마다 룰 공방을 반복했다. 제도와 정치 상황은 매번 달랐지만, 후보별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갈렸다는 점은 같았다. 이번 선호투표제 논란도 반복돼 온 룰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선호투표냐 결선투표냐…당규 해석 충돌
10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전준위는 지난 7일 당대표 당선자 결정 방식으로 선호투표제를 의결했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별 선호 순위를 정한 뒤 1순위 집계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 지지자의 차순위 표를 남은 후보에게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선호투표제는 탈락 후보 지지자의 차순위 표가 재배분되는 구조다. 후보의 확장성과 후보 간 연대 가능성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논란은 현행 당헌·당규가 과반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각각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거졌다. 당규 제48조의2는 후보자가 3인 이상이면 선호투표를 실시하도록 한다. 반면 제48조의3은 후보자가 3인 이상이고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반면 전준위는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연희 전준위 대변인은 지난 9일 4차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준위 내에서는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밝혔다.
공방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어졌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공개회의에서 “선호투표제는 1년 전 전당대회에서 채택한 결선투표 방식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지도부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법리적 해석으로 인해 결론을 못 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주말 중 다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선호투표제가 민주당계 정당에서 처음 거론된 것은 이번이 아니다. 지난해 열린 전당대회에서도 당대표 후보가 3인 이상이면 선호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이 의결됐다. 다만 정청래·박찬대 후보 2명만 출마하면서 실제 선호투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역사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전국 16개 시·도 순회경선을 다시 치르지 않고도 과반 당선자를 가리기 위한 방식으로 선호투표제를 채택했다. 비주류였던 노무현 진영도 결선투표 또는 선호투표 도입에 긍정적이었다.
당시 동아일보는 노무현 진영 측근이 선호투표제 채택을 두고 “결선투표를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어쨌든 원하는 대로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인제 진영 측근은 쇄신연대의 요구에 “우리가 양보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02년 경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선호투표에 따른 차순위표 재배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선투표제 이후 남은 불씨, ‘무효표’
현재 선호투표제 논란과 함께 거론되는 결선투표제 역시 도입 당시부터 룰 갈등의 대상이었다.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다시 맞붙는 방식이다.
민주당계 정당의 대선 경선에 지금과 같은 1·2위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것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때다. 당시 손학규·정세균·김두관 후보 측은 결선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문재인 후보가 수용 의사를 밝힌 뒤 당 최고위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결정했다.
그러나 결선투표제 도입 이후에도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손학규·김두관 캠프는 중도사퇴자의 기존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하면 선두 후보의 득표율이 올라가 결선투표 성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비슷한 논란은 2021년 대선 경선에서도 재연됐다.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50.29%로 민주당 대선 후보에 확정되자 이낙연 캠프는 중도사퇴 후보들의 기존 득표를 무효 처리한 데 이의를 제기하며 결선투표를 요구했다.
룰보다 중요한 건 ‘승복 가능한 절차’
정치권에서는 완벽한 선거제도를 찾기보다 후보 간 이견을 조율하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후보 간 유불리는 항상 존재한다”며 “중요한 것은 논란을 얼마나 잘 해소하고 선거를 깔끔하게 관리하느냐”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통상 경선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후보들의 의견을 듣는 ‘룰 미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준위가 후보들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듣고 이견을 확인한 뒤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