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특급호텔의 시그니처 빙수 가격은 대부분 10만원을 넘어섰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지난해와 같은 14만9000원에 판매하며 올해도 서울 최고가를 유지했다. 지난해 업계 최고가에 오른 뒤 올해는 가격을 동결했지만 여전히 가장 비싼 호텔 빙수 자리를 지켰다.
시그니엘 서울은 시그니처 애플망고 빙수를 13만5000원에 선보였다. 서울신라호텔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은 각각 13만원, 롯데호텔 서울은 1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상위 5개 호텔 모두 시그니처 빙수 가격이 12만~14만원대를 형성하면서 ‘호텔 빙수 15만원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서울신라호텔의 인상 폭이 가장 컸다. 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 11만원이던 애플망고 빙수를 올해 13만원으로 2만원 올렸다.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과 롯데호텔 서울은 각각 1만원씩 인상했고, 시그니엘 서울은 5000원을 올렸다. 반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가격을 유지하며 최고가 전략을 이어갔다.
호텔들은 프리미엄 식재료와 차별화된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호텔은 제주산 애플망고를 비롯한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호텔 라운지나 레스토랑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여름철 한정 판매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지면서 호텔 빙수는 계절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호텔 빙수는 이제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경험 소비’의 상징으로도 인식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매년 호텔 빙수 인증 사진이 이어지고, 여름마다 한 번쯤 즐기는 ‘시즌 이벤트‘처럼 소비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직장인 정모씨(29)는 “일년에 한 번 정도는 호텔 빙수를 먹으러 간다”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라기보다 가끔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호텔에서 빙수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텔 특유의 분위기와 서비스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고, 식재료나 맛도 일정 수준 이상이라 품질에 대한 신뢰가 있다”며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한 경험을 산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는다. 호텔마다 애플망고와 같은 고급 식재료를 앞세우고 차별화된 플레이팅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단순한 디저트가 아닌 호텔의 대표 시즌 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호텔 빙수는 맛뿐 아니라 공간과 서비스,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소비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호텔 빙수는 단순히 빙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희소성과 상징성을 함께 소비하는 상품”이라며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줄어드는 일반적인 소비재와 달리 과시성과 희소성이 결합된 ‘베블런재’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오히려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 입장에서도 이러한 심리를 고려해 가격을 한꺼번에 크게 올리기보다 조금씩 인상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