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4)
갑작스런 허가 변경에…소아용 지사제 ‘품절 도미노’ 우려

갑작스런 허가 변경에…소아용 지사제 ‘품절 도미노’ 우려

대체 의약품, 의약품 유통망에서 ‘품절’
식약처 후속조치 비판 목소리

승인 2026-07-09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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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의약품 유통망에서 소아용 지사제인 ‘설멈츄‘가 품절된 모습. 이찬종 기자
한 인터넷 의약품 유통망에서 소아용 지사제인 ‘설멈츄‘가 품절된 모습. 이찬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표적인 소아용 지사제의 허가사항을 변경하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대체약 선택지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일부 품목은 의약품 유통망에서 품절로 표시돼 후속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지난 6일 디옥타헤드랄스맥타이트 성분 제제의 소아 관련 효능·효과를 삭제했다. 제조 원료의 납 노출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소아에서의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식약처 관계자는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서 위해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현재 자료만으로는 소아에서의 안전성을 뒷받침하기에 불충분해 소아 관련 효능·효과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허가사항이 변경된 만큼 현재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이거나 복용 예정인 소아는 의사나 약사와 상담한 뒤 다른 의약품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흡착 기전의 일반의약품은 해당 제품군이 유일하지만 설사에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약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다른 약을 사용하라는 안내만으로는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A씨는 “디옥타헤드랄스맥타이트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가격 부담도 비교적 적어 소아 설사 환자에게 많이 사용하던 약이었다”며 “허가사항이 갑자기 변경되면서 현장에서는 다른 약을 찾아 처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드라섹(성분명 레카도트릴) 같은 다른 약제로 처방을 전환할 수는 있지만 환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오랫동안 사용해 온 약이 갑자기 빠지면서 의료진도 보호자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의약품 중 흡착 기전의 지사제는 포타겔과 스타빅 등 디옥타헤드랄스맥타이트 성분 제품군이 사실상 유일하다. 소아 적응증이 삭제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다른 기전의 약으로 처방을 전환하거나 연령별로 사용할 수 있는 대체 일반의약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 약국가에서 공유되는 소아 복용 가능 일반의약품 목록을 보면 만 1세 이상은 백초시럽플러스, 만 3세 이상은 설멈츄정, 만 6세 이상은 로페시콘츄정, 만 8세 이상은 후라베린큐정 등 일부 품목만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소아용 지사제가 사용 대상에서 빠지자 약국에는 대체약을 문의하는 보호자와 의료진의 문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실제 선택지는 많지 않았고, 일부 의약품 유통망에서는 소아용 대체약으로 거론되는 설멈츄정이 품절로 표시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 B씨는 “백초시럽은 지사제라기보다 소화제로 보는 것이 맞다”며 “만 1세부터 3세 사이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사제는 사실상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정장제)인 비오플250산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소포장 제품이 없어 일반 약국에서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약사 B씨는 “비오플250산을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 제품은 소포장 단위가 없어 200포 이상 대용량으로만 공급된다"며 ”사실상 일반 약국에서 보호자에게 판매하기 어려운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약사들은 허가사항 변경 자체보다 후속 조치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소아용 지사제의 적응증을 삭제했다면 대체 약제와 연령별 사용 기준, 공급 상황 등에 대한 안내도 함께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약사 B씨는 “정부가 허가사항을 변경할 때는 대체 약제가 실제 시장에서 충분히 공급되는지까지 함께 검토했어야 한다”며 “허가사항만 바꾸고 다른 약을 사용하라고 안내하는 것만으로는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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