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는 7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각각 27.74%, 56.21%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29.3%, 1810.3%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의 약 2배에 달했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종전까지 글로벌 테크 기업 중 가장 많은 분기 이익을 낸 곳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에 535억달러(약 8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애플은 2026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에 기록한 508억5000만달러(약 77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뒤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2분기에 엔비디아와 애플의 역대 최고 기록을 모두 추월했다
특히 이번 잠정 실적에는 노사 합의에 따른 성과급 재원 마련용 충당금도 반영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일회성 비용인 충당금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이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실제 2분기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이번 실적 확대는 반도체(DS) 부문이 이끌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분기 범용 D램 가격까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며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8~63%,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5~60% 올랐다. 범용 D램, 서버용 D램, HBM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익 극대화를 위한 공격적 가격 인상 정책을 펼쳐오면서 업계 최고의 D램 가격 상승률을 견인했다”라며 “성과급 충당금 제외 시 메모리반도체 영업이익은 109조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반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현존 최고 속도인 11.7Gbps 초고속 HBM4 제품을 북미 팹리스 고객사향으로 지속 납품해 왔으며, 하반기에는 고부가 제품의 공급 물량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11.7Gbps HBM4는 표준 제품인 10.3Gbps 제품보다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어 하반기 실적의 질적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1.7Gbps 제품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매우 높은 비중을 도맡아 납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반기와 내년을 지나며 매출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X 부문, 영업익 1조원 안팎 추정…메모리 가격 강세에 수익성 악화
반면 모바일,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세트(완제품) 부문은 영업이익이 1~2조원대에 그치거나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MX)사업부가 1조5000억원, TV·가전(VD) 사업부는 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MX와 VD가 각각 1조, 1000억원씩 적자를 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DX 사업부가 2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품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매입 비용이 급등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6’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사업의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분간 수익성 악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반영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라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원가 부담 가중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완제품 부문의 수익성 악화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