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297억원, 영업이익 1조5788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9% 늘었고, 영업이익은 146.9%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기준 최고치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3조2525억원을 달성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 4784억원을 7700억원 이상 웃도는 성과를 냈다.
주목할 대목은 수익성 지표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6.6%로, 지난해 2분기(3.1%)의 두 배 수준이다. 같은 매출을 올려도 남기는 돈이 두 배로 늘었다는 뜻이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6394억원)과 올해(1조5788억원)의 차이는 9394억원이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관세 환급 효과(수천억원대)를 빼도 6000억원 안팎이 남는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1조580억원보다 무려 49%나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이 미국 수출 물량 관세 환급 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환급 규모를 수천억원대로 추정한다. 지난해 2분기 TV 사업(MS)이 1917억원 영업손실을 낼 만큼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그러나 이번 성과를 일회성 요인으로만 깎아내리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환급액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제품을 많이 판 것 이상의 구조적 변화가 실적을 단단히 받치고 있다는 의미다.

냉난방공조(ES) 사업은 유럽의 이른 폭염 특수를 타고 해외 판매가 늘며 2분기 실적을 밀어올렸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중동 소비심리 악화와 인건비 증가로 매출 2조8200억원, 영업이익 2490억원에 그치며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AI 데이터센터(AIDC) 냉각솔루션은 액체냉각·침지냉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수주·매출 기여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드웨어 판매 이후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플랫폼’도 힘을 보탰다. webOS 기반 사업은 TV 판매 이후 광고·콘텐츠 수수료로 매출을 내는 모델로, 연매출 1조원 돌파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TV·webOS를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지난해 7509억원 연간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3718억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 webOS 성장, 마케팅·고정비 절감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다만 지난해에도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으로 큰 폭의 적자를 낸 전례가 있어, TV 판매 없이 플랫폼만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라고 보기는 이르다. webOS는 TV 부진을 완전히 상쇄한다기보다 수익 변동성을 줄이는 장치에 가깝다.

가전 구독은 고객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제품과 관리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방식이다. 정기 점검과 소모품 교체, 수리 서비스 등이 계약에 포함돼 계약 기간 꾸준한 매출이 발생한다. 구독이 기존 가전 판매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제품으로 고객 기반을 넓힌 뒤 설치와 관리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한 명에게서 발생하는 수익을 늘리는 구조에 가깝다.
실제 생활가전 사업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9400억원, 영업이익 5700억원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과 관세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률 8.2%를 유지했다.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제품 전략에 구독 사업이 더해지며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용 구조 개선도 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지난 4월 실시한 희망퇴직 비용을 2분기에 반영했다. 일회성 비용을 부담하고도 역대 2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는 건 원가 절감과 마케팅비 효율화 효과가 상당했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도 제품 가격 조정과 비용 효율화가 원자재·물류비 부담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짜 시험대는 하반기다. 3분기부터는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호재가 사라진다. 여름철 에어컨 성수기 효과도 약해진다. TV 시장의 가격 경쟁과 원자재·물류비 부담, 자동차 수요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일회성 요인을 걷어낸 뒤에도 TV 사업의 흑자 기조와 구독 서비스의 성장, 전장 및 공조의 수익성이 유지될지가 진짜 체력을 가름할 지표다. LG전자는 오는 30일 실적설명회를 열고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