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8일 (3)
“수천 번 보고 편집”…나홍진 감독의 정수 담은 ‘호프’, 칸 찍고 韓 상륙 [쿠키 현장]

“수천 번 보고 편집”…나홍진 감독의 정수 담은 ‘호프’, 칸 찍고 韓 상륙 [쿠키 현장]

영화 ‘호프’ 기자간담회

승인 2026-07-06 2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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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나홍진 감독, 정호연, 황정민(왼쪽부터)이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조인성, 나홍진 감독, 정호연, 황정민(왼쪽부터)이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의 신작 ‘호프’로 돌아왔다. 집요한 연출가로 잘 알려진 나 감독이 편집에 또 편집을 거쳤다는 수작이 칸에 이어 국내 관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영화 ‘호프’ 기자간담회가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나홍진 감독,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참석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7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장르는 SF 액션에 가깝다. 거대하고 압도적인 크리처가 온 마을을 휘젓고 주민들을 사정없이 공격한다. 범석과 성애(정호연), 성기(조인성)는 끝까지 외계인과 맞서 싸운다. 나홍진 감독은 “액션과 배우들의 안전에 제일 많이 신경 썼다”며 “촬영 시작 1년 전부터 샷 디비전을 맞췄고 스토리보드를 어떻게 실제로 구현할지 논의를 한참 했다. 시나리오에 맞는 촬영을 물러섬 없이 하고 싶었다. 실제로 이행하는 데 준비 과정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인성이 고난도 액션을 소화했다. 성기는 여러 차례 나무에 던져지는 것은 물론, 말을 탄 채 혹은 달리는 차에 매달린 채 총격신을 벌인다. 조인성은 카 체이싱 액션을 회상하며 “마지막 액션 시퀀스가 가장 어려운 장면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차를 몰면서 함께해줬던 호연 씨나 정민 선배님도 호흡 맞추기가 힘들었다”며 “개인적으로 위대한 장면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승마는 일주일에 2~3번씩 세 달간 배웠다. 조인성은 “외승도 나가고 아스팔트에서 뛰어보기도 하고 산도 타보기도 했다. 말과 호흡도 맞추면서 감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정말 쉽지 않더라”며 “동물이다 보니까 말의 컨디션이 저와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고 저는 당황하게 된다. 그럼에도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조인성, 정호연, 황정민(왼쪽부터)이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조인성, 정호연, 황정민(왼쪽부터)이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VFX에 맞춰 연기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황정민은 “상대 배우 없이 상상으로만 연기하는 게 처음”이라며 “시선은 이렇게 잡아 달라고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면서 요청하셨지만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원래 상대 배우의 반응에 따라 완성되는데 그럴 수 없었다. 촬영 전부터 철저하게 계산해야 하는 연기를 요했다”고 털어놨다. 조인성은 “공포와 생존을 향한 의지를 이어나가기 위한 호흡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고, 정호연은 “모든 것들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재밌게 느껴지는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인물들의 대사는 표면적으로 단출하다. 대부분이 상황에 따른 욕설의 변주 격이다. 이는 의도한 것이었다. 나홍진 감독은 “액션을 통해 스토리를 느끼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성기는 생존본능을 극대화하는 액션이었다. ‘정말 살고 싶다’고 소리 지를 수도 있지만 액션으로 표현하려 했다. 성기와 성애가 만나는 첫 번째 시퀀스에서는 사냥의 주체가 바뀌는데 이때 묘한 감정이 든다. 이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칸영화제 공개 이후 혹평이 많았던 크리처 디자인은 3년을 넘게 들여 완성한 것이다. 나홍진 감독은 “우리가 오밤중 길에서 마주쳤을 법한 외계인에서 시작해서 여러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그 과정이 너무 길었다”고 했다. 범석과 눈이 마주쳤을 때 외계인이 눈물을 흘리는 신에 대해서는 “그 컷의 넘버가 290번”이라며 “290번 컷 버전은 100개 가까이 있다. 눈물의 양부터 여러 버전이 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조인성은 “대의를 가지고 출연한 건 아니었지만 돌아봤을 때 한국영화사에 유의미한 영화로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민은 “조금 욕심이 난다”며 “할리우드 영화를 상대로 한국 영화가 개봉하듯 우리나라 영화가 전 세계를 상대로 잘 돼서 행복하게 웃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나홍진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도 작업을 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며 “수천 번을 본 거 같은데 미련도 없고 후회도 없다. 다시는 안 볼 수 있게 되는 그날이 왔으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호프’는 15일 개봉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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