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7일 (2)
TV는 거들 뿐?…LG전자, 화면 속 ‘플랫폼 제국’ 키우는 배경은 [기업 X-RAY]

TV는 거들 뿐?…LG전자, 화면 속 ‘플랫폼 제국’ 키우는 배경은 [기업 X-RAY]

승인 2026-07-07 1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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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자체 OS ‘웹(web)OS’를 기반으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AST 서비스 ‘LG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자체 OS ‘웹(web)OS’를 기반으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AST 서비스 ‘LG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TV 사업의 방점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글로벌 TV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독자 TV 플랫폼 ‘웹(web)OS’를 앞세워 광고와 구독, 라이센스 수익을 키우는 쪽으로 전략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9조4300억원, 영업손실 7509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의 물량·저가 공세에 하드웨어 마진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webOS 플랫폼 사업은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MS사업본부는 매출 5조1694억원, 영업이익 3718억원을 거두며 전 분기 적자에서 벗어났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비용 절감에 더해 webOS 플랫폼 사업 성장을 수익성 개선 배경으로 꼽았다.

webOS가 탑재된 스마트 기기는 올해 전 세계 190개국에서 2억7000만대를 넘어섰다. LG TV뿐 아니라 스마트 모니터와 프로젝터, 호텔 TV,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LG전자는 2023년부터 5년간 1조원 이상을 webOS 콘텐츠와 사용환경 고도화에 투입하고 있다. 2030년까지 탑재 물량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LG전자가 노리는 건 TV가 팔린 이후의 매출이다. 과거엔 소비자가 TV를 구매하면 제조사와의 거래가 사실상 끝났다. 스마트 TV에서는 다르다. 이용자가 첫 화면에서 무료 채널, OTT, 게임, 미술 콘텐츠를 선택할 때마다 광고·구독·콘텐츠 제휴 수익이 발생한다. TV 교체 주기가 길어져 신제품 판매가 둔화해도 기존 보급 기기에서 매출을 낼 수 있는 구조다.

TV 팔고 광고·구독으로 또 번다


가장 직접적인 수익 모델은 ‘광고’다. LG채널은 별도 구독료 없이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뉴스와 영화, 스포츠 등 콘텐츠를 즐기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다. 2015년 한국 출시 이후 현재 36개국에서 450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오디오 미디어 기업 ‘아이하트 미디어‘와 손잡고 850개 이상의 라이브 채널과 팟캐스트를 무료 제공하는 ‘LG 라디오 플러스’를 선보이며 오디오 영역으로도 생태계를 넓혔다.

유료 구독도 강화하고 있다. ‘LG 갤러리+’는 영국 내셔널 갤러리·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협업해 미술·사진·게임·영화 이미지 등 5000개 이상의 콘텐츠를 TV 화면에 띄우는 서비스다. 생성형 AI로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는 기능도 갖췄다. 게임 영역에서는 엑스박스와 협력해 별도 콘솔 없이 TV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webOS 게이밍 포털에는 클라우드 게임 4000여개와 무료 게임 수백개를 확보했다. e스포츠 플랫폼 숲(SOOP)과도 손잡고 LCK·ASL 등 주요 게임 중계를 직접 제공한다.

외부 제조사에 webOS를 공급하는 라이선스 사업도 확대 중이다. ‘webOS 허브’를 통해 자체 운영체제가 없는 TV 제조사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조로, 2021년 20여 개였던 외부 공급 브랜드는 현재 300개 이상으로 늘었다.

LG전자의 최근 승부수는 ‘엘지넷플팩’이다. LG전자는 지난 1일 세계 최대 OTT 넷플릭스와 손잡고 TV 구독과 넷플릭스 이용권을 묶은 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구독 기간은 최소 3년에서 최대 6년이다. 오승진 LG전자 한국MS마케팅담당 상무는 “이전에 볼 수 없던 디바이스와 콘텐츠의 결합 형태를 제시함으로써 구독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OS를 기반으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타이젠OS를 기반으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뒤늦게 추격…구글 출신 수장 전진 배치

삼성전자도 같은 방향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4일 구글코리아 대표 등을 거친 콘텐츠·서비스·마케팅 전문가 이원진 사장을 VD사업부장에 전격 발탁했다. TV 사업이 지난해 하반기 약 7000억원대 적자를 낸 뒤 내린 결단이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압도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거실을 넘보는 빅테크, 콘텐츠 기반으로 고객 시간을 점유하는 플랫폼 업체까지 경쟁 상대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며 “사업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해 삼성 TV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 플랫폼 광고 수익 극대화를 전담하는 ‘플랫폼 서비스 비즈니스 전략 TF’를 직접 맡아 신설했다.

또한, 삼성전자도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삼성 TV 플러스’와 타이젠 OS를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는 올해 2월 전 세계 월간 활성 이용자(MAU) 1억명을 처음 돌파했다. 타이젠OS 탑재 기기는 약 3억대다. 30개국에서 약 4300개 채널과 6만6000여편의 VOD를 무료로 제공한다.

공통 변수는 중국…플랫폼도 뚫린다

양사 모두 중국 업체의 추격에 놓여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은 삼성전자 16.8%, TCL 14.1%였다. TCL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제품뿐 아니라 미니LED 등 프리미엄 시장으로도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플랫폼도 예외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중국 하이센스가 개발한 스마트 TV OS ‘V HomeOS’가 올해 유럽 출하량에서 LG전자 webOS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저가 물량과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 단순 TV 하드웨어 경쟁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기술·소프트웨어·플랫폼·서비스로 수익 구조를 전환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시장 경쟁 중심이 크기와 화질에서 플랫폼과 콘텐츠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결국 얼마나 많은 시청자를 자사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게 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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