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전력 수요 확대에 정부의 해외 원전 수주 지원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투자와 기술 개발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 실제 시공 실적을 확보한 국내 건설사는 없어 향후 경쟁력 입증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6일 해외건설 산업을 단순 시공 중심에서 기술·금융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AI 시티와 SMR 등 신사업을 육성하고 투자개발사업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에 수주지원단을 파견해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할 계획이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을 소형화·표준화한 원자로로 일반적으로 전기 출력 300메가와트(MWe) 이하를 말한다.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입지 활용성이 높고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시대의 차세대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NNL)는 글로벌 SMR 시장 규모가 2024년 약 60억달러(약 8조8000억원)에서 연평균 약 15% 성장해 2035년에는 4800억달러(약 70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신규 원전 가운데 SMR 비중이 2030년 30%, 2050년에는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20여 종의 SMR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상업 운전 중인 모델은 중국과 러시아의 2기에 불과하다. 미국은 다양한 차세대 SMR 노형 개발을 추진하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SMR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해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기 기술력과 사업 경험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300메가와트급 SMR인 ‘SMR-300’을 공동 개발하며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북미 인허가와 상세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30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미국 원전 기업 GE 버노바 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GVH)와 협력해 유럽·동남아시아·중동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업 초기 개발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참여하는 한편 미국기계학회(ASME)로부터 원자력 배관 시스템 설계 인증(ASME-N)도 확보했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와 손잡고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SMR 표준화 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발전소 주요 설비와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핵심 설계로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한다.
건설업계에서는 결국 실제 시공 경험이 SMR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건설사 가운데 실제로 SMR을 건설한 사례는 없다”며 “SMR을 도입하려는 국가나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력뿐 아니라 실제 시공 실적을 중요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력은 해외에서 첫 성공 사례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