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일 (5)
민주당 전대 앞두고 ‘적통 논쟁’…당심 쟁탈전 본격화

민주당 전대 앞두고 ‘적통 논쟁’…당심 쟁탈전 본격화

송영길, 정청래 겨냥 ‘노무현 장례식 불참’ 발언 사과
사과 이후에도 노무현 계승론 공방…친청계 “퇴행적 전대” 반발
1인1표제 첫 적용에 권리당원 표심 영향력 확대

승인 2026-06-30 18: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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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적통’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당권 주자들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둘러싸고 정통성 경쟁을 벌이면서 당심 쟁탈전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을 못 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의원의 주장은 100% 허위사실 유포”라며 “당연히 애도하고 장례식에 참석했다. 사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결국 송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발언을 정정했다. 그는 “정 전 대표의 인터뷰를 보니 중국에 있어 당일 참석을 못 하고, 다음 날 참석했다고 한다”며 “제 발언을 정정한다. 사과한다”고 밝혔다.

사과 이후에도 공세는 이어졌다. 송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정 전 대표가 자신이 노사모 출신이라는 걸 강조하는 게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한 모습으로 보였다”며 “그럴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는 초기 노사모 출신은 맞지만 나중에 정통 모임의 중심이 됐다”며 “이후 정동영 후보 캠프에 서면서 완전히 노 전 대통령 측과 갈라졌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당무 운영 방식도 비판했다. 그는 “대부분 의원이 생각하기에 161명의 민주당 의원 전체를 포괄적으로 포용해 임무를 부여하고 민주적 의견을 수렴하는 구조로 당무를 운영한 게 아니라 측근들 위주로 운영했다”며 “너무 편협하고 불투명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정 전 대표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청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정청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을 향해 “깔끔하게 사과만 하면 되지 정 전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끌어들여 또 다른 논란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전당대회의 시작을 퇴행적 모습으로 만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의적 허위조작정보로 혹세무민하지 말라”고 적었다.

‘적통 논쟁’은 전당대회 룰 변화와 맞물리며 더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30일 8·17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7 대 3 비율로 반영하기로 했다. 이번 전당대회부터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가 동일 기준으로 반영되는 1인1표제를 처음 적용한다.

기존에는 대의원 표의 가치를 권리당원보다 약 17배 높게 반영했지만, 이번부터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를 1대 1 기준으로 집계한다. 권리당원 표심의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당권 주자들은 당심을 잡기 위해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당대표 사퇴 직후 첫 일정으로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았다. 그는 지난 24일 당대표 사퇴 전 마지막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신적 지주”로 언급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을 떴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의 방역 성과와 문화 정책을 언급하며 전임 민주당 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송 의원은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책임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누가 노무현 대통령 죽음 앞에 적통이라고 자기를 내세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 뜻을 이어가는 것은 이재명 정부를 지키고 성공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정통성이 당원 표심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1인1표제가 도입되면서 당원 표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친문 세력 등 전통 당원 지지층에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하며 어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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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민 기자
정치부 유병민 기자입니다. 복잡한 정치를 쉽게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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