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4)
환율 1550원 턱밑…금리·증시·엔화가 변수

환율 1550원 턱밑…금리·증시·엔화가 변수

30일 1549.4원 주간거래 마감
31거래일 연속 1500원대 행진
SK하이닉스 ADR 영향도 주목

승인 2026-06-30 20: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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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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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550원 턱밑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 엔화 약세 등이 고환율을 부추기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다음 달에도 150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54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6일(15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달 15일부터 31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내린 1543.1원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1550.2원까지오르며 심리적 저항선인 1550원을 넘어섰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501.6원으로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분기 평균을 기록했다.

최근 고환율의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국내 주식 매도세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며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000억원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준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의 전망치 중간값이 기존 3.4%에서 3.8%로 대폭 높이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원화가 엔화 약세에 동조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62.238엔으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각 기준가보다 0.4엔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이 162원대를 기록한 것은 플라자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약 39년6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환율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외국인 주식시장 순매도 지속 여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영향 △엔·달러 환율의 하락 전환 가능성 등을 꼽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보다 낮아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주요 변수에 따라 소폭 추가 상승 여지는 남겨둬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내달 예정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미국에서 조달한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최대 300억달러(약 45조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해당 자금은 장기간 시설투자를 통해 순차적으로 유입되는 성격인 만큼 당장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를 반영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환율이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하게 높은 만큼 1560원 부근에서는 고점 인식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과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등이 환율 상승을 일부 제어할 것”이라며 “원화와 엔화 동조화가 심화된 만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과 일본은행(BOJ)의 긴축 가속화 등도 환율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향후 수개월 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70달러 내외 유가 안정화, 하반기 미국 경기둔화와 금리인상 우려 완화, 한국 기준금리와 미국 연방기금 금리 수렴, 기업부문 설비투자(CAPEX) 추가 확대 등 재료를 소화하며 안정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7월 원·달러 환율은 1500~156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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