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4일 (3)
40년 만에 바뀐 한일 조선 판도…日 LNG선 SOS에 韓의 셈법은

40년 만에 바뀐 한일 조선 판도…日 LNG선 SOS에 韓의 셈법은

승인 2026-06-24 16: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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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상을 항해하는 LNG선. 연합뉴스
한국 해상을 항해하는 LNG선.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LNG선 건조 재개를 위해 한국과의 기술 협력을 공식 검토하면서 양국 협력이 가져올 기술적 시너지와 전략적 실익에 이목이 쏠린다. 이에 한일 간 조선 동맹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시장의 패권을 굳힐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민관 투자 로드맵’에 자국 LNG선 건조 재개를 위한 한국과의 기술 협력 추진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일본의 이마바리조선, 가와사키중공업, 나무라조선소 등 3대 조선사는 오는 2035년부터 연간 3~5척의 LNG선을 건조한다는 목표 아래 한국에 설계 지원과 화물창 관련 노하우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 안보’와 ‘에너지 공급망의 위기’다. 일본은 LNG 수요의 약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LNG 수입국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 2020년대 들어 자국 조선소의 LNG선 건조 실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관련 인력과 기자재 공급망이 급격히 약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일본은 2010년대 후반 이후부터 LNG선 신조 발주 경쟁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리며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고, 최근 5년간 LNG선 건조 실적도 전무한 상황이다. 중동 리스크와 해상 운임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으로서는 자국 내 LNG 운송 역량 확보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된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표준인 ‘멤브레인형 화물창’은 화물 저장 효율이 높고 대형화에 유리해 대부분의 신규 LNG선에 적용되고 있지만, 고도의 정밀 시공과 품질관리 역량이 요구된다”며 “과거 안정성이 강점인 모스형 방식에 집중했던 일본은 최신 멤브레인 기술 적용 경험이 부족해 경쟁력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조선업의 강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본은 선박 기자재, 로봇, 자동화 설비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품질 생산관리와 기초 설계 역량도 건재한 상황이다.

한일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양국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 분담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LNG선 기본·상세 설계와 화물창 기술, 공정 관리 노하우를 제공하고 일본은 조선소 인프라와 기자재 공급망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설계 라이선스 수익 확보와 핵심 기자재·엔지니어링 수출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일본 선사들의 발주 물량 일부를 한국 중심 공급망으로 유도하는 경제적 이익도 예상된다.

이 같은 공급망 협력은 민간 선박 분야를 넘어 장기적으로 해양안보와 방위산업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 방산학과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함정 설계, 건조 능력과 공급망 협력, MRO(유지·보수·정비) 협력은 한미일 해양 방산 생태계의 상호보완성을 강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한미일 또는 한일 방산협력 시너지를 높여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한국 조선업의 미국 함정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해오는 중국 조선업계를 견제하는 강력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국의 하이테크 품질관리 체계와 일본의 인프라가 결합된 튼튼한 한일 공급망이 형성된다면, 중국의 시장 침탈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핵심 기술이 일본으로 과도하게 이전될 경우 장기적으로 일본이 다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협력의 실질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이에 “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려면 기술 유출 방지, 지식재산권 보호, 역할 분담, 공동개발 및 생산 구조를 사전에 명확히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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