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1세대’ 노후 태양광·풍력 설비에서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관리 대책 마련과 동시에 전주기·장기적 관점으로의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총 11명의 의원은 최근 ‘전기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설계 수명 20년을 넘긴 노후 태양광·풍력 설비에 대한 ‘계속사용 적합성 심사’ 제도를 도입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 강도 높은 법안을 내놓았다. 이 의원이 지난 15일 대표 발의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수명을 초과한 설비의 가동을 제한하고 교체·철거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정책심의회 심의 범위에 노후 설비 안전진단을 포함하고, 수리·교체 및 가동 제한·중단, 철거 등에 대한 행정·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도록 한다.
이는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타워가 꺾여 전도된 것에 이어, 지난 3월에는 같은 단지 내 화재로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영덕 풍력발전단지는 지난 2005년 준공됐다.
재생에너지 설비 관련 사고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 설비 관련 사고는 128건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지난해 128건 중 풍력발전기 사고는 3건이다. 전년 0건에서 증가했으며, 올해도 1분기에만 벌써 두 건의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풍력발전기의 경우 물리적으로 큰 탓에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도 커 사업자 자체 점검이 자주 이뤄져야 하지만, 점검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 사실상 지켜지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관리 제도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정기 안전검사 규정(태양광 4년 주기, 풍력 3년)이 존재하지만, 20년을 넘긴 노후 설비에 대한 관리 제도는 따로 없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이 통과되면 노후 설비 대상 계속사용 적합성 심사 등에 따라 사용 부적합 판정을 받을 시 수리 또는 사용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게 된다.
실제 현장에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노후 설비는 이미 적지 않다. 육상풍력발전기 중 설계수명이 지난 발전기는 전체 810여 기 중 80기로 10%가량을 차지한다. 올해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발전기도 9기에 달한다. 태양광 설비의 경우, 기후부·한국에너지공단 등의 자료를 종합해볼 때 올해 기준 약 150~200MW(메가와트) 규모의 설비가 설계수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30년대에는 약 400~500MW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오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조기 달성을 목표로 향후 약 5년간 설비를 대폭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5년 내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설비 또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 및 관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당 법안들이 비교적 최근 발의된 데다 석탄발전 조기 폐쇄 등 주요 현안에 밀려 법안심사 과정에서 다소 후순위로 밀려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노후 설비에 대한 점검 및 수리를 민간 차원에서 전부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제도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이제는 전주기에 걸친 관리 체계가 자리 잡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법안 통과 이후에도 누구나 납득 가능하고 실효성이 있는 심사 기준을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야 하며, 노후 설비 관리를 용이하게 할 AI 시스템 구축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