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인도가 전방위 경제 협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정부 간 협력 체계 구축과 민간 기업의 대규모 투자 협약이 이뤄지며 양국의 경제 파트너십이 한 단계 더 격상됐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20일 이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 시 개최된 한-인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나프타 공급망 구축 등 산업 전반에 걸친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인도 에너지 자원 안보 협력 공동성명 채택 △한-인도 산업협력위 신설 MOU 서명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PEA) 개선협상 가속화 공동선언문 서명 △한-인도 철강 협력 MOU 체결 △한-인도 파리협정 제6.2조 MoC 서명 등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도와 석유제품 등 자원 밸류체인 전반에서 상호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중동발 위기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성과는 의미가 크다. 인도의 연간 나프타 생산량은 1800만톤으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인도에서 221만4000톤을 수입해 왔다. 이를 토대로 우리 기업들의 인도와의 나프타 수급 협의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양국은 최초의 장관급 정례협의체인 ‘한-인도 산업협력위’도 신설했다. 무역투자·산업협력·전략자원·청정에너지 4개 분야를 다룬다. 인·허가 지연, 주정부 인센티브 미지급 등 현지 진출 기업들의 고질적인 애로를 공식 채널에서 논의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조선·원전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도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재개의 물꼬를 텄다. 지난해 7월 제11차 회의를 끝으로 멈춰 있던 협상을 다음 달 중 재개하고 이후 정례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무역과 공급망 협력 등 신통상 규범 분야를 협상 테이블에 새로 올리기로 했다.
양국 간 철강산업 협력 강화 기반도 마련했다. 인도는 우리나라의 다섯 번째 철강 수출 시장이다. 양국은 정부와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한-인도 민·관 철강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우호적 무역환경 조성을 위한 수출 애로 해소,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한 저탄소 공정 전환 등 철강산업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관련 양자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우리 기업이 인도에서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통해 발생한 감축실적을 국내로 이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인도는 일본에 이어 한국과 두 번째로 제6조 이행을 위한 양자 MoC를 체결했다. 우리 기업이 초기 인도 탄소감축 시장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인도에서의 국제감축사업은 사업 허가와 실적 인정 절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협력을 통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기업 참여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양국 정부가 두 손을 끈끈하게 맞잡은 가운데 민간에서도 대규모 경제협력이 이뤄졌다. 같은 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인도상공회의소(FICCI)가 공동 주최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이 델리 바랏 만다팜에서 열렸다.
포럼에는 이 대통령이 자리한 가운데,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류진 한경협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주요 그룹의 총수가 총출동했다. 인도의 ‘국민 게임’이 된 배틀그라운드의 운영사 크래프톤 등 중견·중소기업을 포함해 50개 이상의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했다.
인도 측에서는 아난트 고앤카 인도상공회의소 회장, 수다르샨 베누 TVS 모터 컴퍼니 회장, 카란 아다니 Adani 그룹 대표, 라비칸트 루이야 Essar 그룹 부회장, 라지브 메마니 인도산업연맹(CII) 회장 등 대표 기업들을 비롯하여 기업인 350여명이 참석했다. 피유시 고얄 상무부 장관 등 고위급 정부 인사가 포럼에 함께했다.
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도에 진출한 670여 개의 한국 기업은 이미 인도의 핵심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제 협력의 지평을 미래 산업 전반으로 넓혀가야 한다”며 조선과 디지털·AI, 문화산업을 양국 미래 협력의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국 기업 간 총 20건의 협약이 체결됐다. 현대자동차는 TVS 모터 컴퍼니와 3륜 전기차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인도의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JSW 그룹과 72억9000만 달러 규모의 일관제철소 합작 투자를 확정지었다. JSW스틸은 인도 1위 철강사다. 양사는 고부가가치 고급강 생산이 가능한 600만t 규모의 제철소를 인도 오디샤주에 함께 지을 예정이다. 오는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는 인도 ‘NSHIP TN’ 및 ‘사가르말라 금융공사’와 신규 조선소 설립을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 및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인도 마드라스 공과대학과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AI 기반 제조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GS건설이 아리에너지, 수즐론에너지 등과 협력하여 풍력단지 고효율화 사업에 착수한다.
네이버는 인도 최대 IT 기업인 TCS와 AI·클라우드 기술 및 B2C 서비스 중심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