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중장기 법정 전력 계획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가 폭증해 당초 계획 대비 전력수요 예측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까지 겹치며,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 기조 속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 등 현실적인 에너지원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중심으로 정부는 이달 중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첫 토론회를 열고 연내 확정을 목표로 계획 수립에 나선다. 이달 말에는 전기본 총괄위원회 및 수요계획소위원회가 수립한 2040년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수요를 제시할 방침이다.
전기본은 15년간의 장기 전력 공급 계획을 담은 내용을 2년 단위로 수립한다. 12차 전기본은 올해부터 2040년까지의 전력수요 및 설비, 전원 구성 등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새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조기 달성 목표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가 대전환의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전력 수요 증가 속도는 기존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차 전기본에선 2024년~2038년 전력수요가 연평균 2%씩 증가해 2038년 전력 소비량이 735.1TWh(테라와트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11차 전기본에 따른 설비용량 구축 현실화, 전력수요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하면 2040년 전력 소비량은 이보다 5%가량 늘어난 760~770TWh 정도로 추산된다.
전원 구성 역시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11차 전기본에선 2038년 기준 발전비중이 원전 35.2%, 재생에너지 29.2%, LNG 10.6%, 석탄 10.1% 등으로, 원전과 재생에너지, 그밖에 신에너지 등은 증가하는 반면, LNG·석탄 비중은 축소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늘어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데다,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한 석유·가스 수급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12차 전기본에서 큰 틀은 유지하되, LNG와 석탄을 일정 부분 ‘안보 자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기후부는 지난 6일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기화를 통해 에너지 체계를 전면 혁신하는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밝히면서, 2040년 이후에도 수명이 잔존하는 21기는 안보 전원으로의 활용 등 전환비용을 최소화하는 폐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해 추가 활용 가능성을 남겼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추진계획 발표 당시 백브리핑에서 “석탄발전을 2040년까지 폐지하겠다는 것은 국민적 약속이므로 사실상 원칙”이라면서도 “만약 석탄발전을 비상전원으로 불가피하게 활용하더라도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 등을 통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을 빠르게 검토해 12차 전기본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LNG에 대해서도 단계적 축소 기조는 유지하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LNG 발전 역시 석탄발전과 함께 총량 줄여야 하지만 소위 응동성(가동·정지 등 유연한 출력량 조절)이 높아 줄여나가는 속도는 아무래도 시차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늘려 원전과의 믹스 운영을 최대한 높여가면서, 가스발전 총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나 양수발전 총량 증가 등과 연계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LNG·석탄의 비중을 줄여가야 하는 데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특히 LNG의 경우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의 유일한 보완재 역할을 하는 만큼 완전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중동 사태로 에너지 변동성까지 커져 이번 전기본에 공격적인 감축 내용을 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규 대형 원전 2기, SMR(소형모듈원전) 1기 등 계획이 12차 전기본에서도 반영돼 이어지는 만큼, 약 13년 안팎이 소요되는 건설 기간을 고려하면 목표 발전량 달성을 위한 적기 준공이 필수라는 제언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11차 전기본 전력수요 산정은 사실상 2024년 초 이전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12차 전기본에서 AI 데이터센터발 증가분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감안하면 대체 에너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