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李대통령 “기간제법 2년 제한이 고용불안 키워”…민노총에 ‘노동개혁 대화’ 제안

李대통령 “기간제법 2년 제한이 고용불안 키워”…민노총에 ‘노동개혁 대화’ 제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청와대 초청 간담회
양극화·미조직 노동자·단결권 확대 전면 제시
“사회적 대화 복귀해 실질 해법 만들자”

승인 2026-04-10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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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의 첫 공식 간담회에서 기간제법의 ‘2년 제한’이 오히려 고용 불안을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동시에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와 미조직 노동자 보호, 단결권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를 요청하는 등 노사정 협력 기반의 노동개혁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가맹조직 위원장 24명과 약 90분간 간담회를 가졌다.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함께 만드는 상생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취임 이후 민주노총과의 첫 별도 공식 회동이다.

이 대통령은 기간제법과 관련해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제도지만 현실에서는 ‘2년 이상 고용 기피’로 작동하는 측면이 있다”며 “보호 취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안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고용 형태에 따라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며 “비정규직일수록,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더 낮은 보상을 받는 구조는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가 노동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방향으로 단결권과 집단교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은 본질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조직화와 집단교섭이 핵심적인 해결 수단”이라며 “단결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면 노동 3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최소한 단결권을 보장해 사안별로 납품업체나 체인점, 지점 단위의 집단교섭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제도에서는 공정거래법상 제약으로 사실상 금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조직 노동자 문제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은 상황에서 대다수 노동자는 개별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며 “중간 단계에서 이익이 과도하게 배분되는 구조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규직 중심 구조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정규직 채용을 기피하는 것이 하나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며 “이 구조가 지속되면 다음 세대의 고용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도 공식 요청했다. 그는 “과거 사회적 대화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며 신뢰를 얻지 못했던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노동 존중과 산업 발전,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제도와 문화를 함께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중심을 잡고 책임을 지면서 대화를 통해 상호 양보와 성과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조직률 제고와 관련해서는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정책이 있다면 적극 검토하겠고, 노동계가 제안하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해 “정부의 제도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노동계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현장 안전 점검과 사전 관리에 함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피할 수 없는 변화인 만큼 공포에 머물기보다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장 기반의 대안을 제시하면 정부가 정책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함께 참여하는 논의 구조를 만들어 개별 의제까지 투명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하며 노사정 협력의 틀 확대 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간담회에서 산업전환 대응을 위한 적극적 고용정책 수립,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노동자 참여가 보장되는 노동안전 대책 마련,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 초기업 교섭 활성화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종합토론에서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유통·서비스 산업 현안 대응, 언론 공공성 회복, 보건의료 인력 기준 제도화 등 각 산업별 현안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노조 조직률 제고와 미조직 노동자 보호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고, 정부와 노동계 간 지속적 소통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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