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공짜가 아니다.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의 다른 이름이다.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김태효 의원이 오늘(14) 군불을 지폈다.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까지 전면 무료로 제공하자는 제안이다. 갈수록 가팔라지는 고지대 산복도로를 걷는 노인들의 발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보편적 이동권은 건강한 노년을 위한 복지 투자다.
재원 대책도 내놨다. 비효율적인 관급공사 관행을 고치면 연간 필요한 430억 원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행정의 새는 돈만 막아도 노인 복지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솔깃하다.

여기에 버스 무임승차까지 더 얹는다면 재정은 견디기 어렵다. 일시적인 예산 절감책만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감당하지 못하는 복지는 지속 불가능하다. 결국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고 청년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역효과로 돌아온다.
돌파구는 기준의 현실화다. 무임승차의 노인 기준 연령을 70세로 올리는 결단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최근 70세 이상 버스 지원 조례를 공포하며 먼저 빗장을 열었다. 고령화 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부산이야말로 가장 먼저 고심해야 할 화두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당장 65세에서 69세 사이의 시민들은 제도의 문턱에서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발과 갈등은 예견된 일이다. 무조건적인 밀어붙이기는 상처를 남긴다. 당사자들과 지역 노인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듣는 공청회가 선행되어야 한다. 도입 시기를 늦추거나 연차별로 단계를 나누는 완충 장치가 핵심이다.
갈등을 조율해 70세로 연령 기준을 조정하면 대안이 보인다. 65세 기준의 반쪽짜리 복지보다, 70세 이상에게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연계하는 촘촘한 ‘원스톱 무료 교통망’을 선물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지탱할 수 없는 생색내기식 정책 대신 진짜 복지에 돈을 쓸 수 있게 된다.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당시 평균 수명은 60대였다. 지금의 65세는 사회 활동을 왕성하게 이어가는 청년이다. 포퓰리즘에 기대어 기준선을 묶어두는 것은 직무유기다. 세밀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기준을 현실화하는 것, 그것이 벼랑 끝에 선 부산의 대중교통 재정을 구하고 노인의 이동권을 당당히 지켜주는 정직한 해법이다.
구형모 기자 hmnin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