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5일 (3)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尹 징역 2년…김건희 무죄와 판단 엇갈려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尹 징역 2년…김건희 무죄와 판단 엇갈려

14건 여론조사 유죄 인정…“尹부부, 순차적·암묵적 의사합치”
명태균은 징역 1년6개월 법정구속…“정치자금법 취지 훼손”
尹측 “일부 사실관계와 정황만으로 유죄 선고해”…항소 방침

승인 2026-07-13 17: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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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범행”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명씨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정치자금법의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법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명씨에 대한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모두 58차례에 걸쳐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실제 결과가 전달된 14차례의 여론조사만 유죄로 인정했다. 범행으로 얻은 재상산 이익은 약 2792만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이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동 수수로 판단해 윤 전 대통령 개인에게 해당하는 절반만 추징 대상으로 인정, 1396만여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수수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치권 인사 연결과 대선 관련 상담에 대한 보답으로 대선 이후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명태균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김건희는 여론조사 시기, 내용, 방식, 공표 여부 등에 관해 명태균에게 위임했고 윤석열은 이런 내용을 전달받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며 “이로써 윤석열 부부와 명태균 사이 여론조사 제공에 관해 순차적·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김 여사를 이번 사건의 공동정범이라고 본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끝까지 범행을 부인한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수사기관에서 ‘명태균이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줄 몰랐다’고 진술하는 등 객관적 증거와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 법원에서도 특검팀의 신문에 대해 ‘증거가 있나. 증거를 내라’고 반문하기도 했다”며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법원의 판단은 같은 혐의로 먼저 재판을 받은 김건희 여사의 무죄 판결과 배치된다. 앞서 김 여사의 1·2심 재판부는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을 위해 정식 계약을 유도하는 ‘맛보기’ 형태로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한 것으로 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사전 합의나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의 재판부는 여론조사 제공 횟수와 기간, 양측의 관계 등을 근거로 명씨가 아무런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상 사전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영업 목적의 일방적 제공이었다면 한 차례에 그쳤어야 한다”며 “제공 횟수, 기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일방적으로 무상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은 죄형법정주의와 엄격한 증명 원칙에 비춰 중대한 법리적 문제가 있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특검이 주장한 여론조사 상당 부분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일부 사실관계와 정황만으로 묵시적 합의와 공모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정이 증거를 대신하고 정황이 구성요건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항소심에서 법과 증거에 따른 엄정한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에 이어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또 다른 축인 김 여사 사건도 이번주 결론이 나온다. 대법원은 오는 16일 김 여사의 무상 여론조사 수수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포함한 사건의 상고심을 선고할 예정이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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