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4일 (2)
은행연합회장 인선 레이스…이번엔 KB·하나·우리 차례 오나

은행연합회장 인선 레이스…이번엔 KB·하나·우리 차례 오나

정치권·금융당국 ‘포용금융’ 압박 거센데…조용병 회장 11월 임기 만료
정무 감각·대표성·출신 그룹…차기 회장 셈법 복잡해진 금융권
최대 변수는 KB맨 약진…형평성 논란 속 안개 속 레이스

승인 2026-07-10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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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말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 인선을 둘러싼 금융권의 하마평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인선이 최근 10년간 소외됐던 주요 금융지주(KB·하나·우리) 출신의 귀환 무대가 될지, 관료 출신의 독무대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임기가 올해 11월 말 만료된다. 은행연합회는 통상 회장 임기 종료 2~3개월 전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오는 9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장은 회원 은행들의 의견을 모아 금융당국과 협의하고 업권 현안을 조율하는 자리다.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정책 대응을 총괄하는 ‘준공공기관 수장’ 성격을 띠기도 한다. 이에 따라 업권 대표성과 대관·정책 소통 능력은 물론, 최근에는 정치·여론 환경을 고려한 정무 감각이 핵심 자질로 부상했다.

특히 이번 인선은 은행권을 향한 정치·사회적 압박이 거센 환경에서 진행된다. 고금리 국면 속 ‘이자장사’ 비판이 여전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와 정치권은 상생금융 확대와 소상공인 지원 등 은행의 공적 역할을 압박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차기 회장은 수익성과 공공성의 균형을 잡고 금융당국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정관상 조용병 현 회장은 1회 연임이 가능해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다만 역대 회장 중 연임 사례가 단 한 명(3·4대 정춘택 전 회장)에 불과해 이번에도 새로운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인선 역시 과거처럼 ‘관료냐, 민간이냐’ 구도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이른바 ‘거물급’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윤종규 전 회장은 KB금융 최초로 3연임을 달성하며 그룹 성장을 이끈 경영 성과와 높은 업권 이해도가 강점이다. 국내 은행산업 구조와 수익모델에 대한 이해도, 대형 조직 장악력, 업권 내 상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윤종원 전 행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이다.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당국의 요구가 거세진 시점인 만큼, 윤 전 행장의 경쟁력도 함께 부각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박 전 행장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SC제일은행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회복을 이끈 장수 CEO다. 외국계 은행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장점이다. 허 전 부회장은 국민은행장과 KB금융 부회장을 지내며 리테일부터 디지털, 경영 전략까지 현장과 기획을 두루 경험한 정통 ‘KB맨’으로 통한다. 이밖에도 하나은행장, 우리은행장 등 각 그룹 출신 인사들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여신·화보協 장악한 KB맨…은행연합회장까지 이어질까


최대 변수 중 하나는 ‘출신 그룹에 따른 명분 싸움’이다. 최근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이 여신금융협회장에 취임하고,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으로 선임되는 등 금융 유관기관 수장 자리에 KB출신 인사가 잇달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KB맨’들의 약진을 두고 대표성·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반면 과도한 해석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10여 년간 하영구(씨티), 김태영(농협), 조용병(신한) 등 비(非) KB 출신 인사들이 줄곧 이름을 올렸고, 메이저 4대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KB·하나·우리금융 출신 회장이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의 공백을 감안하면 이들의 진입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수장이나 국회의원 출신 등 ‘무게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는 회추위가 본격 가동되는 9~10월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고 본다. 이른바 ‘안개 속 레이스’가 불가피하고, 회추위 출범 이후에는 관료·민간 출신 여부와 소속 그룹, 정무 감각 등이 후보 압축 과정의 핵심 잣대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 단계부터 유력 후보로 이름이 자주 오르내릴수록 조기 표적이 돼 낙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과거에 비해 인사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관치에 대한 금융권의 경계심은 여전히 팽팽하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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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금융당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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