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는 이번 사관학교 통합 추진이 2024년 12·3 비상계엄 이후 촉발된 육군사관학교 및 육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시키기 위한 사후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비(非)육군사관학교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고 국군방첩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이 ‘국민의 군대 건설’을 위한 필요한 개혁 조치였다는 현 정부의 자평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국방부는 2006년 9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와 성우회가 주도해 당시 노무현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전국적으로 전개한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1000만명 서명 운동‘(전작권 반대 서명 운동)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합동성 강화를 위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려면 △군 구조 △지휘체계 △작전 및 교리 △전문성 등이 우선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방 개혁의 전략적 방향성과 과제 등을 망라한 국가안보전략서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관학교 통합을 통해 국군의 합동성 강화를 위한 주춧돌을 놓겠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일 뿐만 아니라 어불성설에 가깝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교과과정 통합 등으로 합동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분단 국가라는 한반도 안보 상황의 특수성을 너무나 쉽게 간과한 것이다.
더불어 병역 자원이 급감해 정예 장교 양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병 목무 기간 단축‘, 윤석열 정부 ’병 봉급 인상‘ 등은 미래 병역 자원 수급을 위한 철저한 대책 없이 섣부르게 추진되었다. 이 같은 과거 정부의 정책적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선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을 논의하기 이전에 사관학교에 대한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사관학교에 우수한 자원이 입교하지 않으면 정예 장교 양성은 기대할 수 없다. 사관학교 지원율이 하락하는 가장 주된 원인은 교육 체계 및 과정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들이 군과 군인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국방선진국에 있어 사관학교 입학은 단순히 군인의 길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위가 아닌 국가에 대한 봉사를 선택한 것이다. 김영삼 정부 출범과 함께 국방 개혁이 정치적 화두가 되었고, 그때부터 군인은 개혁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었다.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받는 군인이 국방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마땅함에도 개혁의 대상으로 격하되는 것이 더 이상 지속되어선 안 된다. ‘군에 대한 정치화’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어느 부모도 공들여 키운 자식이 사관학교에 입학하려 할 때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일방통행식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추진이 이재명 정부의 국방 개혁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대국민 공청회를 통해 국민들과의 소통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