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부진한 실적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 정점을 찍었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이후 거래대금도 함께 떨어졌기 때문이다. 거래소 실적이 가상자산 거래대금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게 될 전망이다.
7일 가상자산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1분 기준 국내 5개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억2383만달러(약 1조566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록된 일평균 거래대금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5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5곳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연초 11조8000억원에서 연말 기준 2조7000억원으로 후퇴했다고 밝혔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대금 부진은 가상자산 대장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 가격의 급락세와 궤를 같이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0시2분 기준 6만404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2만6198달러 대비 49.14% 떨어졌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은 친(親) 가상자산 성향을 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 가상자산 3법(지니어스법·클래리티법·반CBDC법)의 하원 통과와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최고점을 달성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상자산 파생상품들이 대규모 청산되는 악재를 맞이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반전됐다. 가상자산 시장은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량이 전체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면서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시장에서 급격한 변동성 발생으로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면, 충격이 현물 가격에 전이되면서 시장 공포 심리를 끌어올리게 된다. 이는 결국 투자자 이탈을 가속화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 확대로 위험회피 심리마저 늘어나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대금 흐름은 모두 하락세를 굳혔다.
시장의 부진한 흐름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통상 거래소들의 실적은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익에 좌우된다. 일례로 두나무와 빗썸이 공시한 지난 1분기 매출액 가운데 수수료 수익 비중은 각각 97.49%, 99.99%에 달한다.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46억원, 880억원을 기록했다.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95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78% 떨어졌다.
빗썸은 지난 1분기 매출액 82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시현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6%, 95.8% 급감한 수준이다. 특히 순이익은 86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나머지 가상자산거래소들은 1분기 실적 공시를 하지 않았으나, 업계 상위권 거래소인 두나무와 빗썸 실적과 동일한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실적 부진은 지난 1분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가격 흐름의 바로미터인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거래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역대급 실적 제고에 성공했으나, 올해는 다소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자금의 유입을 통한 비트코인 가격 반등이 상황을 반전시킬 일종의 트리거지만, 투자자 시선이 주식시장 등에 쏠린 상황에서 당분간 변화 흐름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