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환자 진료 비중을 높이고 경증환자는 지역 의료기관으로 회송하도록 상대평가 기준을 손질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중증·응급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구체화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대형병원에 매우 중요한 평가다. 지정 여부에 따라 정부 지원사업 참여와 병원의 대외적 위상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지정계획 공고가 나오기 전부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진료체계와 운영 방향을 조정해 왔다.
실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준비하는 병원들은 구조전환 사업 이후 경증환자 병상을 줄이고 중환자 병상을 확대하는 등 병상 구조를 개편했다. 산부인과와 심뇌혈관질환 등 고난도 진료 분야를 강화하거나 관련 병동과 수술실을 확충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상급종합병원 당락을 좌우하는 상대평가 기준이다. 정부는 중증환자 진료 비중을 평가하는 전문진료질병군 환자 비율 기준을 기존보다 높이고 경증환자 회송 기준도 강화했다. 반면 공공성 평가 일부는 제외하고 정보보호 관련 예비지표를 새롭게 도입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전문진료질병군 환자 비율이다. 제5기 지정에서는 해당 비율이 50% 이상이면 만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제6기에서는 의료개혁 정책 시행 이후 진료분부터 만점 기준을 59%로 상향했다. 최저기준도 34%에서 38%로 높였다. 중증환자 비중이 높을수록 상대평가에서 유리해지는 구조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병원들은 중증환자 진료 비중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증환자 회송 기준도 강화됐다. 경증회송률 만점 기준은 기존 3%에서 6%로 상향됐고 최저기준도 0.1%에서 0.5%로 높아졌다. 반면 제5기 평가에 포함됐던 의원중점 외래질환 진료비율 평가는 제외됐다. 단순히 경증환자를 적게 진료하는 것보다 지역 의료기관으로 적극 회송하는 체계를 더 중요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의료인력 평가도 일부 조정됐다. 간호사 배치 기준은 강화됐고 교육전담간호사 배치 수준이 새롭게 평가항목에 포함됐다. 반면 공공성 평가는 제외됐으며 정보보호 전담인력과 사이버 위협 대응체계는 예비지표로 추가됐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31일까지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을 받은 뒤 서류심사와 현지조사를 거쳐 지정기준 충족 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다. 지정기준을 충족한 병원의 병상 수가 권역별 소요병상수를 초과하면 상대평가를 실시해 최종 지정 기관을 선정한다. 결과는 오는 12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병원계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상급종합병원이 얼마나 중증환자 진료 기능을 강화했는지를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병원들이 중증·고난도 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해 온 변화가 평가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