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7일 (2)
홈플러스 파산 위기…MBK 책임론 속 협력사·고용 피해 현실화

홈플러스 파산 위기…MBK 책임론 속 협력사·고용 피해 현실화

서울회생법원, 회생계획안 수행가능성 낮다고 판단…2000억원 운영자금 조달 실패
메리츠금융‧MBK파트너스 공방 속 책임론 다시 커질 듯…“정상화 문제는 별개”
임직원‧협력업체‧입점점주‧투자자 ‘후폭풍’ 예상…“생계 피해, 정부 나서야”

승인 2026-07-03 16: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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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구조조정으로 문을 닫은 서울 홈플러스 가양점 외부 전경. 이다빈 기자
점포 구조조정으로 문을 닫은 서울 홈플러스 가양점 외부 전경. 이다빈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가 1년4개월 만에 결국 폐지됐다. 회생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확보에 실패하면서 법원은 회생계획안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협력업체와 직원, 투자자들의 피해가 현실화 됨에 따라 MBK를 향한 책임론도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4일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은 같은 날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후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한 법원은 영업 전부 또는 일부를 매각하는 내용을 담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작성을 허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데 이어 지난달 수정 회생계획안까지 냈지만, 법원은 해당 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회생절차를 종료했다. 당초 회생계획안 인가 기한은 오는 9월까지였지만, 재판부는 더 이상 절차를 유지할 실효가 없다고 본 것이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홈플러스는 전국 126개 점포를 67개 핵심 점포로 재편하고, 자연퇴사와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약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또 임대인과의 협의를 통해 임대료를 조정하고, 슈퍼마켓 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계열의 NS쇼핑에 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며 자구노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회생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였던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에는 끝내 실패했다.

법원은 지난달 말까지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시하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실질적인 외부 자금 조달 방안이 담기지 못했다.

결국 회생 무산의 배경에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책임 공방이 장기화하며 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못한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금융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 규모의 DIP(긴급운영자금) 대출을 에스크로에 예치했지만, 나머지 1000억원은 MBK 측이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MBK는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고, 김병주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이미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며 추가 출연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회생 실패의 책임을 둘러싸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한 책임론도 다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입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입구 모습. 연합뉴스
고용 생태계 전반 충격…2주내 즉시항고도 ‘막막’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가장 큰 피해는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 점주,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거래 생태계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 임직원은 약 1만2000명이다. 여기에 주차·카트 관리와 시설관리, 청소 등 협력업체 소속 간접고용 인력 1000여 명까지 포함하면 일자리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협력업체와 납품업체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납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약 150곳으로, 업체당 미수금은 평균 7억7400만원 수준이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후순위 채권인 데다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도 지난 2월 말 기준 104억원에 불과해 미지급 대금을 회수하는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4019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투자자들 역시 변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홈플러스는 “성공적인 회생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고객분들과 임직원, 입점업체,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몇 주 간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주주측 운용관리사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파트너가 제공한 1000억원의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자금지원을 거절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회사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할 경우 법원이 폐지 결정을 취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회생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에 실패한 상황에서 단기간 내 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즉시항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그대로 확정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1000억원이든 2000억원이든 운영자금 투입 자체는 홈플러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며 “회생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다시 받아 점포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핵심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영업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금을 계속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정상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인수에 관심을 보이던 기업들도 결국 발을 뺄 수밖에 없었다”며 “가장 큰 피해는 고용시장과 납품업체, 입점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MBK의 책임 문제와는 별개로 이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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