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6일 (1)
“생존의 최저선” vs “감당 불가 한계선”… 평행선 달리는 최저임금 협상

“생존의 최저선” vs “감당 불가 한계선”… 평행선 달리는 최저임금 협상

노사 간 격차 1290원, 4차 수정안에도 좁혀지지 않는 ‘동상이몽’
노동계 “빈곤 탈출 위한 과감한 인상” vs 경영계 “소상공인 줄도산 막아야”
합의 불발 시 공익위원 ‘심의 촉진구간’ 개입 초읽기

승인 2026-07-03 08: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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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법정 심의기한(6월 29일)을 넘겨 제11차 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법정 심의기한(6월 29일)을 넘겨 제11차 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의 줄다리기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동계는 ‘최소한의 생계 보장’을,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결국 공익위원의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지난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노사는 3차에 이어 4차 수정안을 잇달아 제출하며 막판 타결을 시도했지만, 양측의 시각차는 여전히 컸다.

노사, 4차 수정안 제출… 격차는 여전히 1290원

노동계는 4차 수정안으로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3.4%(1380원) 오른 시간당 1만17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최초 요구안(1만2000원)에서 300원, 직전 3차 수정안(1만1800원)에서 100원 물러선 수치다.

반면 경영계는 올해보다 0.9%(90원) 인상된 1만410원을 4차 수정안으로 내놓았다. 최초 요구안(1만320원)에서 90원, 3차 수정안(1만390원)에서 20원 인상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노사 요구안의 격차는 최초 1680원에서 1차 1630원, 2차 1540원, 3차 1410원, 4차 1290원으로 좁혀졌다. 총 390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000원 이상의 큰 간극을 보이고 있다.

“빈곤 탈출” vs “생존 위기”… 좁혀지지 않는 시각차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물러설 수 없는 이유를 명확히 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노동계는 현행 최저임금이 노동자를 빈곤에서 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작년 기준 기초생활보장 제도 수급 기준인 기준중위소득(239만2000원)과 비혼 단신 노동자의 실태생계비 중윗값(239만8000원)의 격차가 미미하다”며 “미세한 조정이 아닌 전향적이고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지난 8년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노동자들은 인상 효과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다”며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고물가·고금리로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호소했다. 류기정 경총 총괄전무는 “최저임금 근로자 1명 고용 시 연간 약 500만원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며 “이미 경영 한계에 직면한 이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반박했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경쟁력 없는 업종은 망해도 된다는 냉정한 시각이 있지만, 600만 소상공인이 길거리로 나앉을 때를 대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한 넘긴 ‘마라톤 협상’… 공익위원 등판 초읽기

양측이 4차 수정안까지 교환하며 이견 좁히기를 시도했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 자율적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지난달 29일로 법정 심의 시한을 넘긴 최임위는 오는 7일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회의에서도 노사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결국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구간(상·하한선)’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후 해당 범위 내에서 노사의 최종 합의를 유도하거나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 짓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지각 타결’ 관행을 고려할 때, 올해도 이달 중순경에야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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