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서울역 방면) 승강장. 7-2 승강장 앞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활동가들과 전장연 관계자들이 ‘예산 없이 권리 없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로’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
이날 현장에는 전장연 활동가 약 65명을 비롯해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등 200여명이 집결했다. 경찰은 허리 높이 방패막을 들고 대기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무전기를 손에 쥔 채 참가자들 동선을 예의주시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의원 시절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된 지금도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와 무엇이 다른지 장애인 권리 예산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최중증 장애인 노동자 400명을 원직 복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오전 8시50분쯤 참가자들은 “투쟁”을 외치며 첫 지하철 탑승에 나섰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휠체어 승하차를 위해 이동식 발판을 설치했다.
같은 시각 서울교통공사는 역사 안내방송을 통해 “특정 단체 시위로 열차 운행이 상당 시간 지연될 수 있다”며 “폭력·폭언·연설 행위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금지돼 있으니 시위를 중단하고 퇴거해 달라”고 안내했다.
시청역에서 서울역까지 이어진 탑승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경찰이나 공사 관계자와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 객차에는 경찰과 공사 관계자 등 10여명이 함께 탑승해 이동을 지켜봤다. 승객들은 말없이 휴대전화를 보거나 상황을 지켜봤다.

반면 대학생 최모(22·여)씨는 “권리를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10시 수업에 늦게 생겨 곤란하긴 하다”고 했다. 이어 “출퇴근 시간을 피하면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이 시간대에 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된다”고 언급했다.
양모(60대·여)씨도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꼭 출퇴근 시간에 시민들 발목을 잡아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민주주의라면 다수의 편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늦지는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랐고 불편했다”고 전했다.
지하철 탑승 시위를 마친 전장연 활동가들은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역 인근 한국재정정보원 앞에서 ‘예산 없이 권리 없다’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시위를 유보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당시 전장연은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방선거까지 지하철 연착 시위를 멈춰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여 시위를 중단했다. 전날인 1일에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탑승 정기시위도 22년 만에 재개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