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의 독자 인공지능(AI) 모델이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장에 처음 투입된다. 숙련공 개인에게 쌓인 공정 노하우와 과거 사고·오류 기록을 AI에 학습시켜 현장 대응 속도와 생산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다.
SK텔레콤은 KG스틸, 자동차 부품업체 코넥과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현장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SKT가 자체 개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첫 사례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미리 학습한 뒤 산업과 업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기반 AI를 뜻한다.
SKT는 4월부터 KG스틸과 코넥의 과거 공정 오류·사고 분석 보고서, 장비 매뉴얼과 가동 기록 등을 확보했다. 이를 독자 모델 ‘A.X K1’을 기반으로 개발한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데모에 반영했다.
현장 실증은 하반기 진행된다. KG스틸 당진공장의 냉간압연 라인과 코넥의 주조·가공 공정에 AI 에이전트를 각각 적용한다.
냉간압연은 철강을 상온에서 얇게 눌러 강판의 두께와 표면을 정밀하게 만드는 공정이다. 주조·가공은 금속을 녹여 형태를 만든 뒤 필요한 크기와 모양으로 깎는 과정이다. 작은 오류도 품질 저하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AI 에이전트는 현장 작업자가 공정 오류나 장비 이상에 관해 질문하면 과거 보고서와 매뉴얼 등을 분석해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여러 부서와 문서에 흩어진 정보를 찾는 시간을 줄이고, 숙련공의 경험을 다른 작업자와 공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제조업에서는 핵심 지식이 일부 베테랑 작업자에게 집중되는 ‘지식 고립’이 오랜 과제로 꼽힌다. 숙련공이 은퇴하거나 이직하면 공정 대응 능력과 노하우도 함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T와 KG스틸·코넥은 실증 과정에서 발생한 현장 의견과 추가 공정 데이터를 반영해 AI의 답변 정확도와 추론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능을 고도화한 뒤 상용 서비스 도입 여부도 검토한다.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제조 데이터는 개발 중인 후속 모델 ‘A.X K2’ 학습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학습과 상용화 과정에서는 기업별 공정 데이터의 보안과 활용 범위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A.X K1은 총 5190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초거대 언어모델이다.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할 때는 필요한 영역의 매개변수 약 330억개만 활성화한다. 모델 규모를 키우면서도 실제 구동에 필요한 연산량을 줄이는 구조다.
제조 현장에서 중요한 보안에도 대응한다. A.X K1은 외부 클라우드뿐 아니라 기업 내부 서버에 직접 설치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 공정 기록이나 설비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T는 3월에도 SK하이닉스와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량률을 낮추고 설비 효율을 높이는 제조 특화 AI 솔루션 패키지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T는 독자 AI 모델의 활용 범위를 산업 현장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달 국방부와 독자 AI 모델의 국방 분야 활용을 위한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제조업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했다. 향후 금융과 공공, 의료 등 보안과 전문성이 중요한 산업도 공략할 계획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