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은행 가운데 해외 사업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첫 무대는 동남아 시장이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10% 지분을 투자하며 해외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현지 은행이 고객과 규제를 책임지고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뱅킹 역량을 보태는 ‘파트너십 모델’이다.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공식 출범 이후 32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현재는 500만명 이상으로 고객 저변을 넓힌 상태다.
태국에서는 25년 만의 국내 금융사 재진출에 성공했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지주 SCBX, 중국 위뱅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년 상반기 태국 첫 가상은행 ‘뱅크 X’ 출범을 준비 중이다. 현지 은행을 직접 인수하거나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 대신, 합작법인 지분 10%를 우선 취득한 뒤 장기적으로 2대 주주까지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프론트엔드 앱 개발과 UI·UX를 전담해 ‘앱 개발사 겸 전략적 투자자’ 역할을 맡게 된다. 해외 은행업의 리스크를 감안해 경영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강점인 앱 개발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계산이다.
최근에는 몽골을 새로운 교두보로 삼고 중앙아시아 시장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다. ‘몽골의 삼성’으로 불리는 MCS그룹과 손잡고 현지 유일의 디지털은행 엠뱅크에 대한 지분 투자 및 협업을 검토 중이다. 약 200개 자회사를 거느린 MCS그룹 산하 통신사 유니텔이 보유한 포인트·통신 이용 등 방대한 비금융 데이터를 대안신용평가 모형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몽골 사업의 구체적인 협업 분야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엠뱅크에 향후 지분 투자한 뒤 상품·서비스 개발과 앱 UI·UX 개선 등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평가모형 구축 프로젝트뿐 아니라, 앱 개발 성격의 협업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행보를 해외 은행업 직접 진출의 한계를 의식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신용평가, 대출 관행, 법·규제 체계 등 현지 의존성이 높은 은행업 특성상 국내 디지털 역량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지분 참여와 기술 협업을 결합한 ‘간접 진출’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성장성 있는 신흥시장을 선점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토스뱅크는 해외 진출 의지를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취임 간담회에서 “3~5년 내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며 “초기에는 지분 투자나 합작법인(JV) 설립, 혹은 토스뱅크 시스템을 제3자가 이용하는 서비스형 뱅킹(BaaS)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동남아와 일부 선진 금융시장을 후보군에 두고 사업성을 살펴보고 있으나, 당장은 국내 수익 구조 안정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다각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조사와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우선은 연내 주택담보대출 출시와 펀드 판매 등 국내 신상품 라인업 확충과 내실 성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역시 아직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안정적인 예대 마진을 통한 수익 기반이 선행되어야 해외 사업 확장 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케이뱅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 인프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PoC)을 중심으로 해외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디지털자산 기업 ‘체인저’, 2월 태국 최대 상업은행인 ‘카시콘뱅크’ 등과 국경 간 송금·결제 인프라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직접적인 해외 법인 설립 대신 국경 간 송금·결제 인프라 개발을 통한 우회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KT 계열의 유일한 은행업 법인으로 체력을 키워야 하는 시점으로, 타사가 슈퍼앱 생태계를 통해 증권·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며 “안정적인 수익 체계가 갖춰진 후에 배당이나 해외 진출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