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5일 (4)
내년도 최저임금 ‘1만2000원’ vs ‘동결’…노사 줄다리기 본격화

내년도 최저임금 ‘1만2000원’ vs ‘동결’…노사 줄다리기 본격화

노동계 “불평등 성장 끝내야”…16.3% 인상 요구
경영계, 소상공인 위기 들며 ‘동결’ 맞불 전망
업종별 차등 적용 부결 속 7월 중순까지 험로 예상

승인 2026-06-23 10: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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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2027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내년 최저임금 ‘1만2000원’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2027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내년 최저임금 ‘1만2000원’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동계가 시간당 1만2000원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 가운데 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보여 올해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간다. 이번 회의부터는 노사가 제시하는 최초 요구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인상 수준 논의가 진행된다.

앞서 노동계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임금 시급 1만320원보다 16.3% 오른 1만2000원을 제시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209시간 근무 기준 250만8000원 수준이다.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경제 회복의 성과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는 불평등 성장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2.9%에 그쳐 역대 두 번째로 낮았던 점을 들어 실질임금 회복을 위한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아직 공식적인 최초 요구안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동결 또는 소폭 인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년간 동결안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해 온 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주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명목임금 상승률과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며 지난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6.4% 높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최저임금 논의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업종별 차등 적용은 지난 전원회의에서 부결됐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차등 적용을 요구했지만, 노동계는 자영업자 위기의 원인이 높은 임대료와 수수료 등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반박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11명, 반대 14명, 무효 1명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노사가 수정안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심의가 진행되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심의촉진구간을 토대로 표결이 진행된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2년 5.05%, 2023년 5.0%, 2024년 2.5%, 2025년 1.7%, 2026년 2.9%를 기록했다. 올해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6월29일이지만,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이를 지킨 사례는 9차례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노사 간 입장 차가 커지면서 장기간 협상이 이어진 끝에 17년 만에 노사 합의로 최종 결정된 바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결정되는 최저임금이라는 점에서 이번 심의 결과는 향후 노동시장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 폭은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 수준뿐 아니라 소상공인 인건비 부담, 물가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 최종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장관이 8월5일까지 이를 확정·고시하면 새 최저임금은 내년 1월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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