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3분기(7~9월)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 전기요금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 유지한다고 밝혔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고환율 등 전기요금 인상 압박 요인이 있었으나,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와 가계 부담, 물가 안정 등을 고려해 동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전기요금 동결 기조는 오랜 기간 지속돼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3분기를 포함해 주택용 전기요금은 13분기 연속, 산업용은 7분기 연속 동결됐다.
문제는 한전의 수익성 악화다. 한전은 긴축 경영 및 재정건전화 계획 이행 등으로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6억원 증가한 3조7842억원을 기록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판매해오면서 지난해 기준 총부채 206조원이 쌓여 있다. 하루 이자비용으로만 114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이 타결됐지만 여전히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부담이 하반기에 영향을 미칠 예정인 데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한전의 고민은 가중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90원대 수준이었던 월평균 SMP는 최근 120원 안팎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중순과 이달 초에는 일일 SMP가 수익성 악화의 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50원대를 돌파하는 날도 있었다. 전기를 판매하는 가격이 동결된 상황에서 전력 구매 비용만 커질 경우 여름철 전기 판매량이 늘더라도 오히려 마진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스공사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 LNG 현물가격 지표인 JKM(일본·한국 마커)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MMBtu(백만Btu, 영국열량단위)당 15.52달러로 한때 20달러를 웃돌던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전쟁 이전 가격인 약 10.5달러에 비하면 1.5배가량 높아진 상태다.
가스공사는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은 데 따른 재무 부담을 조금씩 해소해나가고 있었다. 2022년 말 5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97%로 축소했으며, 14조원에 달했던 미수금은 원가 부담을 낮춰 13조3700억원으로 감축했다.
또 중동에 편중된 공급망을 분산한 결과 2022년 45% 수준이었던 중동산 비중을 지난해 24%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라 JKM 가격 자체가 상승하는 것에 따른 수입 부담은 막기 어려울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실장은 “6월 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종결 가정 시 국내 LNG 도입단가는 10월 최고치 상승 이후 점진적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연말에도 전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 전쟁 여파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가스공사가 올해 필요한 계약 물량을 확보하고 일정 수준의 재고 버퍼를 유지 중이지만,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스폿(현물) 시장 구매와 타 지역 조달이 병행될 수 있다”면서 “유가와 LNG 가격 상승에 따른 본격적인 후폭풍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스공사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